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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란 무엇인가.

Lester 2023.02.25 00:24:25

빡빡하게 작업하던 샌드록 번역을 겨우겨우 끝내서 보낸 게 2주 전인가 하는데, 쉴 틈도 없이 새로운 번역문이 도착했습니다. 4만 5천 단어에 1달 반이라길래 느긋하게 끝내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을 2배로 늘립니다. 배치 10은 갑자기 9만 단어로 뛰었고 배치 11은 7만 단어랍니다. 이 두 개를 2달 안에 끝내달랍니다. 원래 느긋하게 생각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하도 급작스러워서 답변을 미뤘습니다. 다른 팀원들 생각도 볼 겸해서요. 저는 솔직히 그 사람들이 개발자들 욕하면서 파업(?)이라도 벌여줬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각자 팀을 끼고 있어서 '어떻게든 가능하다'고 하네요. (추가인력이 있긴 하지만 제가 통솔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사실상) 혼자 일하는 저로서는 죽을 맛이었습니다. 결국 결정하진 않고 일단 배치 10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PM이 갈수록 꼴보기 싫네요. PM이면 우리 쪽도 편들면서 권리를 챙겨야지 개발자 앞잡이 노릇만 하고 있으니.)


어제(수~목) 오랜만에 전주 고향집을 다녀왔습니다. 요리할 줄 모르는 남자라 식량(반찬)이 필요했거든요. 덕분에 어머니께서 늘 그렇듯이 바리바리 싸주셨습니다. 한편으론 역시 늘 그렇듯이 '돈벌이는 되냐'고 하시는데, '바쁘다'고 하시니까 '돈보다도 건강이 우선이다'라고 말을 바꾸고 걱정해 주시더군요. 오늘 저 반응들을 보니... 이렇게까지 저 자신을 희생해가며 작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정말 의구심이 듭니다.


지쳤습니다. 제 권리는 어디 있는 걸까요. 사라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