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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품앗이를 했습니다.

처진방망이 2013.06.29 12:20:06

오늘 모기의 공격에 시달려 2시간 30분이라는 쪽잠을 자고 난 뒤 아침 6시에 부모님과 같이 마늘밭으로 품앗이를 하러 갔습니다.

아침 일찍 시작했는데도 정오가 다 되어 모든 작업이 끝났지요.

 

 

어렵게 든 잠은 깨기도 어려운 법입니다.

하지만 영농인의 계명 중 하나는 '항상 부지런하기!'

그러므로 눈을 억지로 비벼 가면서 마늘밭으로 갔지요.

 

 

새벽 안개를 헤치고 도착한 마늘밭은 같이 일하러 오신 부모님의 지인들께서 상당 부분 작업을 끝낸 상태였습니다.

오늘 작업한 마늘밭은 본래 부모님 지인분의 소유지만 품앗이를 하면서 얻는 작물의 상당수는 품앗이를 한 사람의 몫으로 돌아가니

더더욱이 아침 일찍 나오지 않을 수 없지요.

 

 

마늘은 10월에 파종하여 이듬해 6월 말에 수확하는 대표적인 겨울나기작물입니다.

이는 양파, 밀 보리 등도 마찬가지이지요.

마늘은 이렇게 쇠스랑으로 마늘이 묻혀있는 땅을 헤집으며 위로 뽑아 캡니다.

 

 

캔 마늘은 이렇게 가지런히 정리해서 트럭에 상차합니다.

 

 

마늘밭에는 그 땅이 얼마나 비옥한지를 나타내는 척도라 할 수 있는 지렁이와,

여름잠에 빠져 있는 달팽이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달팽이는 언제 봐도 귀엽네요.

 

 

부모님의 지인분께서 트랙터로 더 쉽게 상차를 도와 주셨습니다.

제 힘만으로 했더라면 나가떨어졌을 많은 양의 마늘을 손쉽게 처리하시니

농업기계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존디어 트랙터는 영농인 사이에서 꿈의 트랙터로 각광받지만

국산 트랙터에 비해 비싼 출고가격과 유지비용이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조향장치 오일 교환 시 국산 트랙터는 13만원 안팎이지만 존디어 트랙터는 45만원 이상이나 합니다.

 따라서 존디어 트랙터가 있는 영농인 사이에서는 독일제인 순정 조향장치를

유지비용이 저렴한 국산 조향장치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점으로는 저렴한 유지비용과 응답이 빠른 A/S 등이 있지만 단점으로는 순정 조향장치의 특징 중 하나인 소선회를 할 수 없어 논 또는 밭의 좁은 구석을 확실하게 작업하기가 곤란합니다.

 

 

아침 일찍 시작했는데도 10시가 넘어 마늘 수확 및 상차 작업이 모두 끝났고,

집에 도착해서 비닐하우스 안에 마늘을 말리기 위해 펼치는 작업을 했습니다.

마늘 수확 중에서 제일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마늘의 상품성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지요.

 

 

더위가 심해질수록 사람의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반영이라도 했는지

마늘 하차 도중에 트럭 적재함에 튀어나온 못에 긁혔습니다.

다행히 녹슨 못이 아니고,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깊이 당한 것은 아니지만 꽤 쓰라리네요.

 

여름 작물 수확 중 한 단계가 끝났습니다.

내일은 감자 수확을 할 계획입니다.

이제 아침 겸 점심을 먹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