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가 개발한 2층구조 객실의 4발 제트여객기인 A380은 2021년을 끝으로 생산이 종료되었어요.
누적생산량은 254대로 마지막 생산기체는 2021년 12월에 완성되어 독일 함부르크 공장을 떠나 최대운용사인 아랍에미리트의 에미레이트항공(Emirate Airlines)에 납품됨으로서 생산라인이 닫힌데다 기존의 운용기체 또한 코로나19 판데믹에 따른 항공업계의 불황 속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대거 퇴역해서 에어프랑스, 말레이시아항공 및 중국남방항공에서는 이미 전량이 조기퇴역해 있는 상태에 있어요. 123대를 도입한 에미레이트항공은 A380의 첫 기체의 퇴역시점을 2035년으로 잡고 있으니까 일단 첫 기체는 2008년 취역 후 27년 운용하여 퇴역시키는 것이 되고 이로 볼 때 2021년에 도입된 마지막 기체는 단순계산으로도 2048년 쯤에는 퇴역하겠죠. 이렇게 A380은 서서히 역사 속으로 퇴장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상황이 크게 변하고 있어요.
이제 세계적인 여행재개에 따라 수송력이 대거 필요해졌고, 일단 장기보존처리된 A380에 재취역의 기회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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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피레네 산맥 인근에 입지한 타르브 루드르 공항(A?roport Tarbes Lourdes Pyr?n?e) 구내에는 이렇게 에어프랑스나 루프트한자 등에서 퇴역한 A380이 주기되어 있어요. 에어프랑스는 보유했던 A380 10대를 전량 퇴역시켰고 독일 루프트한자 또한 14대를 모두 일선에서 제외해서 6대는 타 항공사에 매각하고 8대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방공항에 나누어 장기보존중이기도 하죠. 이미 루프트한자의 최고경영자(CEO)인 카르스텐 슈포어(Carsten Spohr, 1966년생)가 2021년 8월에 A380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밝힌데다 이듬해인 2022년 4월에는 독일의 시사잡지인 슈피겔(Der Spiegel)에서 "그건 끝났고 영원히 끝났다. A380은 최신의 쌍발 여객기에 비하면 비경제적이고 루프트한자에 복귀할 일도 없다." 라고 재확인했지만 사정은 완전히 뒤집어졌어요. 이미 2022년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루프트한자가 4-5대 정도를 재취역시키기로 결정했으니까요. 이것 또한 슈포어 CEO가 답한 것.
2023년 여름 시즌은 전세계적인 항공수요가 다시 증가할 시점. 그리고 아무리 보잉 777이나 에어버스 A350같은 대형 쌍발 여객기가 있더라도 좌석공급에는 한계가 있어요. 여객기를 지금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인수받을 수는 없어요. 그러니 퇴역한 여객기를 9개월 정도의 시간을 들여 개수하면 올해 여름에는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 이점이 있는 것이죠. 게다가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이 많다는 것도 A380의 재취역에 힘을 부여하는 요인이죠.
조종사 부족이 문제이지만 다행히도 A350 조종인증을 받은 조종사가 6주 정도의 기종전환교육을 받으면 A380 운용인증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 점은 루프트한자측에서 자체대응이 가능해요.
과연 이것이 4발 민항기의 장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기대되어요.
그리고 화물기의 생산종료를 마친 지 얼마 안 상태로 현재는 화물기의 의장공사가 진행중인 보잉의 747-8 생산라인은 과연 어떻게 될지도 기대되네요. 항공교통량의 회복 및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등의 대안으로 4발 민항기의 운용에 메리트가 늘어날 수도 있고, 국제질서를 교란하는 국가들이 영공을 닫아 나간다는 최악의 경우도 분명 생길 테니까요. 안그래도 이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의 침략전쟁을 일으키자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제재했고 러시아는 영공을 닫아 극권항로를 폐쇄하는 것으로 응수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