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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이상한 꿈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SiteOwner 2023.01.07 15:20:41
한국의 군필자들이 자주 시달리는 게 전역후에도 군복무 때의 트라우마가 꿈에 재현되는 것.
저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좀 더 지독하게 그리고 기괴하게 나타났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악마의 증명을 강요당한 것입니다. 특히 부재의 증명을.
2000년의 어느날, 갑자기 헌병대가 막사에 들이닥치면서 하는 말이, "홍 병장, 당신이 인터넷방송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라. 증명못하면 체포하겠다!!" 라는 일갈이었습니다. 저는 홍씨도 아닌데다 제 군복무생활 중에는 인터넷방송이라는 것도 없었습니다.
막사 내부에는 인터넷회선은 물론이고 컴퓨터도 없는데 가능할 리가 없다고 항변했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다른 방법으로 증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방송에 필요한 기자재가 없어서 처음부터 시작할 도리가 없는데 당연히 방송영상 같은 것도 존재할 리가 전혀 없다고 말해도 의미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보다도 더 확실한 증거를 내놓으라는 것이 헌병대의 주장이었습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는 헌병대에 연행되어 갔는데 갑자기 미8군 본부에서 간부가 와서는 저를 석방시켜 주었고, 결국 잠에서 깨었습니다. 눈을 떠 보니 동생이 옆에 있습니다. 대체 어디가 아프길래 그렇게 자면서 소리를 질렀는지는 몰라도 그 소리에 깨어서 찾아왔다고.

꿈에서 깬지 꽤 되었고 점심식사를 한지도 오래지만 여전히 입안이 떨떠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