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런 비유를 합니다. 자신의 자녀를 금지옥엽(金枝玉葉)이라는 한자성어로 말하기도 하고 아예 이것을 풀어서 "금쪽같은 내새끼" 라고도 표현합니다. 소중하다는 말을 이렇게 비유하는 것인데, 과장법이 넘쳐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녀가 금쪽 정도의 가치밖에 지니지 못하니까 쉽게 죽이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냉소적인 생각이.
금세공품은 비싼 물건입니다. 금, 은 등의 각종 귀금속이나 부가되는 보석의 원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금방 나오는데다 가공비용까지 더하면 확실히 가격이 크게 오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한없이 비싸기만 한다면 귀금속점이 돌아갈 리도 없다 보니 비싸긴 해도 평생 꿈도 못 꿀 만큼의 고가품보다는 그래도 살 만한 가격대의 것이 많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녀가 그것 정도에 비견될 정도라니 상당히 비참해지지 않습니까. 그러니 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선택을 하는 부모의 사례가 뉴스 사회면에 종종 나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올해 상반기의 끝자락에 전해진 충격적인 뉴스였던 조유나 양 가족 실종사건을 다시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읽어 보시면 좋습니다.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고 합니다.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다 보니 그러합니다.
단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언론보도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9년 10월까지의 가족살해 후 자살이나 미수사건은 426건이고 피해자에 자녀가 포함된 경우는 247건. 그리고 전문가들은 실제사례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긴 합니다만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동반자살" 은 철저히 가해자의 언어입니다. 살인이라는 범죄의 무거움을 가족의 이름으로 희석하는 효과를 지니는.
당장 금괴를 내밀면서 "당신의 자녀를 이 금괴에 팔아라" 라는 사람이 있다면 무슨 미친놈이냐며 정색하겠지만 정작 "금쪽같은 내새끼" 라는 터무니없는 평가절하 비유에는 의문도 갖지 않는 세태가 정착해 있으니 "동반자살" 이라는 헛소리가 난무해도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