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폴리포닉 월드 포럼 대강당 게시판에서 소개했던 소녀전선이나 붕괴 3RD같은 중국에서 만들었지만 일본스러운 화풍과 분위기의 게임을 몇개 소개한적이 있지만 이번엔 일본의 성우와 일본스러운 배경 그리고 일본스러운 지명으로 구성된 게임이지만 사실은 국산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먼저 블루아카이브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넥슨의 자회사 넷게임즈에 의해 제작된 모바일 플랫폼의 RPG게임입니다.
처음엔 저도 이것이 캐릭터 이름 자체도 일본식인데다가 주 무대인 학원도시 키보토스의 지명(EX:스나오마치 5정목)도 일본식이라 당연하게도 일본 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알고보니 큐라레-마법도서관의 메인 프로듀서인 김용하씨를 필두로 한 프로젝트 MX의 작품이었습니다.
결국엔 그래도 개인적으론 그 악명높은 국산 게임의 암덩어리인 3N(넥슨, 넷마블, NC소프트)중 하나인 넥슨의 이름을 달고 만든 게임이라 첫 인상은 굉장히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첫 일본 서비스를 YOSTAR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일본 모바일 게임 매출 2위를 달성하고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이 게임을 접한 이후로 제 평가는 달라졌습니다.
"이 게임...뭔가 다르다!" 라는 것을 말이죠.
일단 천편일률적으로 설정이 보편화 된 미소녀 캐릭터의 설정을 대폭 파기하고 굉장히 독특한 설정으로 캐릭터를 짜놓은지라 매번 새로운 매력의 캐릭터들이 업데이트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게 되어 이 게임에 대한 애정을 놓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든 점은 상당히 칭찬받을 만 합니다.
예를 들자면 메인 히로인인 스나오오카미 시로코는 어찌보면 메인 히로인 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만 이 캐릭터는 그동안 겪어온 메인 히로인스런 기믹의 캐릭터를 파괴시켰는데 그게 어떤 점인고 하니....
폐교 위기를 겪고 있는 학교를 살리기 위해 은행을 턴다는 해결책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는 시한폭탄같은 캐릭터이며 이 점은 4컷만화에서의 소재로만 끝나는 점이 아닌 본편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대책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그치지 않고 진짜로 은행을 탈탈 털어버리는 그동안의 미소녀 관련 모바일 게임에서의 메인 히로인의 천편일률적인 기믹을 단번에 와장창 깨트려 버린 업적을 세웠습니다.
그렇다고 한 캐릭에만 기믹파괴를 부여하지 않고 진정으로 제작자가 진성 오타쿠가 아니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캐릭터 속성이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쏟아져 나온다는 점에서 이 게임은 가볍게 만든 게임은 절대 아니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오타쿠 계층의 니즈에만 치중한 것이라 하면 또 그런게 아닌 것이 설정도 굉장히 깊이 있게 만든 것이 눈에 보이더군
요.
방주라는 의미의 학원도시 키보토스에 숨겨진 빛과 어둠을 포함한 모든 비밀과 각 학교에 부여된 모티브도 아무렇게나 갖다붙인 것이 아닌 스토리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이 설정이 왜? 라고 하다가 나중에 가면 아! 이런거구나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정도로 스토리 설정도 준수했습니다.(스토리 부분은 언급하게 되면 상당한 스포일러를 첨부해야 함을 피할 수 없어 생략합니다)
이 게임도 일본과 글로벌 서비스를 거치면서 문제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김용하 PD가 문제점을 재빨리 파악하고 수습하는 속도가 다른 게임과 차원이 틀릴 정도로 신속하기 때문에 유저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임이구나 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각 학교의 명칭과 설정을 고대의 제국 또는 종교의 기록에서 모티브를 가져와서 그것에 맞게 기믹을 짜기 때문에 설정 덕후들에게 있어서 상당 부분의 재미를 부여한 점도 특기할 만 합니다.
예를 들자면 메인스토리 1화의 주 무대가 되는 곳인 아비도스 고등학교는 강대했던 제국 시절의 고대 이집트의 수도에서 따 왔으며 폐교 직전인 학교를 살리기 위해 남은 5명에겐 이집트 신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설정했습니다.(아누비스, 세트, 호루스, 누트, 네프티스) 다만 외형적인 모티브는 전형적인 일본 고교와 여고생들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티브입니다.
그리고 메인스토리 3화의 주 무대인 두 학원인 게헨나 학원, 트리니티 종합 학원은 노골적으로 악마계와 천사계의 대립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게헨나의 경우엔 게헨나란 이름답게 학생들이 전부 뿔이 달리거나 악마의 날개를 가진 이종족들로 대부분의 구성원을 이루고 있고이름답게 학생회의 이름이 만마전(판데모니엄 소사이어티)이며 학원의 교복과 사용 장비(MG42, Kar98, 루거 권총, 마우저 권총, 3호 전차)를 보면 나치 독일 시절의 기믹을 가져왔습니다.
트리니티 종합학원은 트리니티의 의미인 크리스트교의 삼위일체를 의미하며 그 이름답게 크리스트교 미션스쿨과 영국의 모티브를 가져온 분위기의 학교입니다.
학생회는 트리니티를 이루고 있는 분파인 파테르, 필리우스, 상투스 3개의 분파로 이뤄진 티파티로 명명되어 있어 이 학교의 분위기가 어떤 학교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설 부대로 존재하는 과거의 유스티나 성도회, 현재의 시스터후드가 있으며 사용장비는 전부 영국제(란체스터 MK2, L85A2, 크루세이더 전차 등등)입니다.
(또한 일본색이 강한 백귀야행 학원, 중국식 복식과 풍경을 지닌 산해경 고급중학교와 해체 이전의 소비에트 연방을 떠올리게 만드는 붉은겨울 연방학원 등등 여러 학원이 존재하지만 소개하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또한(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언급하기 힘든) 키보토스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머리위에 떠 있는 헤일로의 비밀과 신비와 공포가 내포하고 있는 수수께끼는 스토리를 통해 점점 해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것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며 그만큼 2차창작도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국산 양산형 모바일 게임답지 않게 제작자분들께서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고 공을 들인 것이 눈에 보이는 게임이지만 게임은 프린세스 커넥트를 위시한 RPG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캐릭터 육성방식도 프린세스 커넥트와 상당히 유사하여 한때 이 게임의 별명이 '총'리코네, 또는 GUN리코네라고 불린 점도 있습니다)게다가 매출이라는 점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고급 캐릭터를 얻기 위한 수단이 가챠라는 점도 이걸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매력적이지 못한 부분일수도 있다는 것 또한 존재합니다.
하지만 국산게임답지 않은 좋은 운영과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높은 수준의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때문에 한번쯤은 접해봐도 좋을 정도로 괜찮은 게임입니다. 간만에 소녀전선과 붕괴 3RD 이후로 애정을 갖고 노력과 돈을 쏟아부을 게임을 제대로 만난 기분이 드는군요.
다음에 글을 쓸땐 조금 소개가 부족했던 키보토스 세계관의 대략적인 설정과 각 학교의 모티브와 중심 인물에 대한 글을 좀 더 자세하게 준비하여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