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 8월 30일에 일본의 터보프롭 여객기 YS-11이 첫 비행 60주년을 맞았지요.
이미 민간분야에서는 2000년대에 퇴역한 여객기인데다 요즘은 일본의 정부기관에서조차도 항공자위대에서만 쓰일 뿐 해상자위대에서도 국토교통성 항공국에서도 모두 퇴역했다 보니 항공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이 기체의 존재조차 알기 힘들 것입니다. 이번에는 이 기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겠습니다.
YS-11은 바로 이 여객기입니다.
이미지 출처
(얼마 안 남은 YS-11, 수송기형이 퇴역 귀중한 비행모습을 더욱 귀중히 여기는 이유란?, 2017년 6월 3일 노리모노뉴스, 일본어)
이것은 전후 일본이 설계제조한 첫 여객기로 이름의 YS는 수송기설계연구협회(輸送機設計研究協会)의 수송기(輸送機, 일본어 로마자 표기 Yusouki) 및 설계(設計, 일본어 로마자 표기 Sekkei)를 의미하고 11은 엔진으로 선정된 롤스로이스 다트(Rolls-Royce Dart) 터보프롭엔진의 모델명인 다트 10 그리고 주익의 위치 및 면적 등의 검토안 중 제1안을 선정한 것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YS-11은 관민합동의 특수법인인 일본항공기제조(日本航空機製造, NAMC)에서 제조되어 1962년에 첫 기체가 완성되고 시험비행까지 성공한 이래 1971년까지 182대가 제조되었습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성화봉송에 사용되기도 한 이 기체는 뛰어난 신뢰성으로 호평받아 일본국내는 물론 세계각국에도 수출되었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다른 국가들의 항공산업기업이 제조판매하는 여객기에 비해 실적이 적은 것을 이유로 경쟁력이 낮아서 1971년에 채산성을 이유로 신규생산이 종료되고 후속 프로젝트도 모두 설계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말아버렸습니다.
이 YS-11은 여러 놀라운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에어커뮤터에서 사용된 기체 JA8717은 1969년에서 2006년까지 상업운항하면서 총비행시간 71,220시간 47분, 총비행사이클은 72,359회로 아직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정익 민항기는 기내의 여압 및 착륙충격에 기인하여 동체의 구조재에 피로가 많이 쌓이는데 보통 여객기의 경제수명은 대체로 수천 사이클대라고 알려진 만큼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에서 이 기체를 도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 중 등록번호 HL5208은 리스된 기체로 1969년 12월 11일에 북한의 공작원에 납치되어 운항승무원 4명과 승객 47명이 납북되어 버렸습니다. 승무원 4명 및 승객 7명은 현재에도 귀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생사나 행방도 알 수 없고, 소유권이 일본항공기제조에 있는 이 기체에 대한 반환요구는 북한에 묵살된 뒤 알 수 없게 되었다가 2007년에야 중국의 과학저널에서 1973년에서 1974년 사이에 중국으로 옮겨져 조사된 뒤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내진 이후는 영영 알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