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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도 푸틴도 불에 호소하였다

SiteOwner 2022.08.28 20:59:27
1991년 1월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를 점령중이었던 이라크군은 다국적군의 진격이 가속되자 후퇴하면서 쿠웨이트의 유전지대에 있는 700여개의 유정에 대규모 방화를 감행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라크군이 철수할 때 불의 장벽이 만들어졌고 그때 타버린 석유의 양은 현재의 전세계 11일분의 석유사용량에 맞먹는 10억 배럴(=1억 3642톤 이상) 내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1991년의 이른 시기부터 시작한 쿠웨이트 유전화재는 그 해 11월 6일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1937-2006)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완벽히 악당으로 찍힌데다 걸프 지역의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오염이 야기한 걸프전 증후군(Gulf War Syndrome)이라는 질병까지 탄생하여 수십만명이 피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결국 21세기 들어서 미국이 개전하고 영국 및 폴란드가 참여한 이라크전에서 후세인 정권은 붕괴되고 사담 후세인 본인도 결국 이라크인들에게 붙잡혀 사형당하는 것으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31년 뒤의 러시아 상황에 이런 기사가 있습니다.
Climate change: Russia burns off gas as Europe's energy bills rocket (2022년 8월 27일 BBC, 영어)

영상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감행한 러시아에 대해 세계 각국이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지 않기로 선언했습니다. 이러면서 점점 늘어나는 러시아의 가스 재고가 저장설비의 용량을 계속 잠식중입니다. 결국은 핀란드와의 접경지대에서 러시아가 판로가 막힌 가스를 태워 없애는 것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매일 태워 없애는 가스의 분량은 434만 세제곱미터 분량으로 가액은 1000만 달러 정도입니다. 이 정도의 가스는 질량으로 환산하면 매일 318,990톤으로, 이것을 144일 이상 하게되면 우리나라의 2021년 전체 가스도입량인 45,932,000톤이 저렇게 타 없어져 버립니다(e-나라지표 가스(LNG) 수급동향 바로가기). 정제되지 않은 천연가스에는 유황이나 수은 등의 독성물질도 있는데다 러시아가 태워 없애는 가스가 정제되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는 쿠웨이트의 석유를 태웠습니다.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는 러시아의 가스를 태웁니다.
타는 물질과 그렇게 불을 지르는 이유는 다르지만, 모두 불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먼저 간 사담 후세인이 이것을 알았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라고.

이렇게 러시아의 특별소각작전(Special Incendiary Operation)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매일 9,000톤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데에는 유독 조용합니다. 연예인들에 대해서 기후악당 운운하던 사람들도, "How dare you!!" 라고 외치던 자칭 환경주의자도 다같이 홍차는 마시기 싫은 것인지. 그래서 홍차의 주요 생산국인 스리랑카가 파산위기에 직면했는데도 외면하는 것인가 봅니다.

이전에 썼던 유명인의 전용기 사용 비판이 잊는 착각을 참조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