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및 캐릭터가 꽤나 인상적이어서 언젠가는 봐야겠다 싶은 애니메이션 "오드 택시(オッドタクシ?)"의 PV 3판(해당 곡은 링크1, 가수 코멘트 포함 버전은 링크2)을 보니 이런저런 착상(혹은 망상)이 떠올라서, 내친김에 추가 의견을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2안'이라고 적었는데 이건 기본 규칙을 수정한다는 뜻이라 혼동을 일으킬 것 같아서, 기본 규칙은 기존 글(링크)에서 수정하고 여기는 그 밖의 부가적인 발상들을 적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오드 택시를 언급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PV 3판, 그러니까 '재즈가 울려퍼지는 도시 일상물'이라는 이미지만 가져온거지, 정말로 오드 택시 자체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닙니다. 해당 작품은 미스터리 스릴러라서 저하고는 다소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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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치프레이즈
어쩌다 보니 캐치프레이즈도 정했는데, 최대한 중립적이면서 포괄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게 "이 도시에는, 뭔가가 있다― (There's something, in this city...)"로 해뒀습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문구라고 생각하셨다면 그 생각이 맞습니다(...). 이것보다 더 자세하게 쓰면 (집단 프로젝트건 제 소설이건) 방향을 한 쪽으로 몰아버릴 가능성이 있어서 포기, 아니 거부했네요. 명색이 '집단 설정 및 공유'가 목적이니만큼 최대한 포괄적으로 만드는 게 옳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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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배경음악(?)
소설이라는 정적 매체라서 배경음악이라는 표현이 다소 어색합니다만, '세계관을 적절하게 표현해 주는 음악'이라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상술했듯이 '도시 일상물'이라 일상물 관련 음악이면 다 적절하고 허용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굳이 예시(기준이 아닙니다)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 대부분의 가사 없는 평화로운 재즈 음악 (예시)
?- 시티 팝 혹은 신스웨이브, 칠웨이브 (예시1, 예시2)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생각하기에 적절하다 싶은' 음악이지, 꼭 이 음악의 느낌을 따르라거나 설정글에 삽입하라거나 하는 의무사항이 절대 아닙니다. 그냥 들어보시고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이보다 적절한 음악을 공유해 주신다면 감사히 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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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현실세계 및 일상물 기반인 이유
초안에서는 "판타지나 SF 등 비현실적인 요소를 허용할 경우, 설정마다 가능/불가능 여부나 상성관계 등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는데, 여기에 대해 제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그 이유를 자세히 밝히겠습니다.
사실 위 문장에서 빠진 얘기가 있는데, 바로 'VS놀이 같은 소모적인 싸움으로 진흙탕이 될 게 우려되므로' 입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로 포럼에서 그럴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위 문장, 정확히는 기본 목표에서 밝히듯이 '집단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요소를 허가하는 순간 '이건 되니까 이것도 되고, 이건 되고 안 되고,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넣어보고'처럼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명시되지 않았으므로 허용' 같은 암묵적인 규칙이 굳어지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비현실적인 존재가 많아진다면 장르는 능력자 배틀물이나 재난물처럼 지지고 볶는 게 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능력만을 위한 캐릭터 설정'이 늘어나고 참여자간의 연계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정말로 대결하는 내용을 만들어서 붙여보지 않는 이상 1대1 비교는 불가능하고 무의미한 추론만 이어질 뿐이니까요.
저도 마음만 먹으면 대놓고 '크툴루 신화가 주가 되는 세계관'으로 만들어서 꿈도 희망도 없는 세상으로 비틀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러지 않는 이유는 저 자신도 크툴루 신화를 잘 모른다는 점도 있지만 '그래봤자 참여하는 재미가 없으니까'라는 측면이 더 큽니다. 상술한 비현실적인 배틀물이나 재난물도 같은 이유로 배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취향 위주로 가서 폐쇄적인 것보다는 다소 무난해 보이더라도 참여 및 연계가 자유로운 현실세계 일상물을 기본으로 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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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그래도 '지지고 볶는' 설정을 원하신다면...
소설 '코스모폴리턴'이나 몇몇 설정을 연재하면서 반쯤 장난으로 '이 내용은 DLC가 있어야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을 붙여놨는데, 상술한 배틀물이나 재난물도 비슷하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즉 게임에 비유하자면 현실세계 일상물은 본편, 배틀물이나 재난물 등 세부적인 장르는 DLC, 정확히는 (마블 유니버스나 DC 유니버스의 '지구-n' 같은) '평행우주'에 해당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기본적으로 현실세계의 일상물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가 특정 장르를 기반으로 삼는 평행우주에 떨어진다면?'이라는 전제를 삼고서 별개의 스토리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작품들을 토대로 간단하게 예시를 들자면...
(1) 만화 '베르세르크'의 주인공, 가츠
?- 기본(현실 일상물) :
?? 중동의 시가전에서 팔을 잃고 의수를 단 독일계 미국인 군인. 제대 후 PMC에 들어갔다.
?- DLC(판타지, 지구-459213574) :
?? 원작과 같습니다. (사실상 역수입) 지구번호는 베르세르크 1권의 ISBN에서 따왔네요.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 확정된 건 아닙니다)
(2) 만화 '바텐더'의 주인공, 사사쿠라 류
?- 기본(현실 일상물) :
?? (원작도 현실 일상물이므로) 원작과 똑같이 일본에서 일하는 바텐더입니다. '칵테일 관련 일 때문에 미국 동부의 트와일라이트 시티에 종종 다녀간다'라는 설정이 추가로 덧입혀진 정도.
(3)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주인공, 이카리 신지
?- 기본(현실 일상물) :
?? 사회성이 부족해서 소심하고 평범한 남자 중학생입니다. (현실세계라지만 소년병 같은 걸 넣을 순 없으니까) 단체수련회 같은 걸 다닌다고 설정해두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아니면 기왕이면 훈훈하고 상쾌하게(?) '이카리 신지 육성계획'처럼 개그 일상물 세계관을 가져오든지.
?- DLC(SF 메카물, 지구-100495) :
?? 원작과 같습니다. 지구번호는 TVA 1화의 방영일(1995년 10월 4일)에서 따왔네요.
이런 식으로 개인창작이든 패러디든, "현실세계 일상물에 기반하는 설정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생각나는 것들은 별도의 글로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