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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연료가 과연 대안일까

마드리갈 2022.06.02 23:39:57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는 문제가 에너지.

특히 현실세계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면 전력수급 구조에서 원자력이 주종이고 수력, 화력, 신재생에너지 등이 보조적인 수단이라든지, 천연석유를 전량 대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합성석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일부 선진국에서는 항상성이 언제나 담보되어야 하는 군사, 치안, 국가기간교통망 등의 분야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는 등의 특징이 있어요.


또한, 폴리포닉 월드에서 검토되었다가 결국 폐기된 것도 있어요. 그것이 바로 에탄올연료.

사실 에탄올연료란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생소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이미 1970년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보급되어서 아예 에탄올만으로도 주행가능한 자동차가 상당부분 있어요. 이것은 1973년의 오일쇼크 이후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국가적인 프로젝트로서 본격화한 것으로, 그 이전에도 이미 1919년부터 자동차연료로서 에탄올을 의무화한 지역이 있었을만큼 한 세기가 넘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기도 해요. 또한, 미국에서도 이미 에탄올연료는 아주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어서 전세계 에탄올연료의 생산량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기도 해요. 또한 E85같이 에탄올 85% 및 가솔린 15%의 혼합연료가 있는가 하면 그게 아니더라도 가솔린에 에탄올을 부분혼합하여 에탄올이 10% 정도 되는 경우도 이미 보편적이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국내언론의 보도가 하나 있어요.

휘발유에 옥수수 섞으니 가격 내려가네…미국의 高유가 시대 대응법, 2022년 5월 30일 조선비즈 기사


물론 에탄올연료가 대안일 수 있다는 것은 전면부정하지는 않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폴리포닉 월드에서는 에탄올연료가 배제되어 있어요. 왜 그럴까요?

3가지 쟁점이 있어요. 대기오염, 부식 및 인간과 자동차의 식량경합 문제.


우선 대기오염. 에탄올의 연소로 많이 생성되는것은 오존. 이것은 지표면에 있으면 인체에 독으로 작용하는데다 광화학스모그를 늘리는 데에 일조하기도 하죠. 게다가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아세틸알데히드(Acetaldehyde) 등의 독성물질의 대기농도를 극적으로 높이기도 하는 터라 석유계통의 연료보다 친환경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부식(Corrosion) 문제도 상당히 심각해요. 사실 에탄올연료는 일반적인 내연기관을 지닌 자동차의 경우 사용은 할 수 있지만 연료탱크, 배관, 엔진의 연소실 등의 소모를 빠르게 하는 문제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에 대응된 자동차가 필요해요. 북미나 유럽 등지에서 플렉시퓨얼(Flexifuel) 등으로 표기된 자동차가 에탄올연료 사용에 문제가 없어요.

인간과 자동차의 식량경합문제는 미국이나 브라질같은 광대한 토지를 가진 국가에서도 우리나라같이 국토면적이 협소한 국가에서도 모두 문제를 발생시키죠. 대규모 농업국의 농업은 기술집약적, 자본집약적 농업인 경우가 많은데다 사용하는 소모성자재 중에는 비료, 농약 등의 화학물질도 많죠.

특히 비료의 문제가 의외로 심각해요.

비료의 3요소는 질소, 인산 및 칼륨(=포타슘). 그 중 질소비료는 공중질소고정으로 충당가능하지만 인산과 칼륨의 경우는 조달방법이 문제가 되어요. 특히 인산의 주요공급원은 인광석(Phosphorite, Rock Phosphate), 칼륨의 주요공급원은 포타쉬(Potash), 칠레초석(Nitrite, Chile Saltpeter) 등의 광물인데 이것들의 부존량은 부족하다고 단언하기는 일러도 인류가 영원히 걱정없이 쓸만큼 풍부하다고도 말하기 힘들어요. 인광석은 현재 연간 생산량의 260년분인 710억톤, 포타쉬는 92년분인 39억톤 등이 남아 있어요. 인광석의 경우는 하수처리 등으로 포집된 인산염을 사용하는 등의 대체기술이 연구되기도 하지만 칼륨은 별다른 대체방법이 없어요. 물은 계속 순환하고 해수담수화같이 비싸지만 그래도 사용가능한 기술이 있긴 하지만 비료는 그것마저도 상당히 곤란한 요소가 있다 보니 정말 답이 없어요.


이미 2000년대에도 상품시장 가격의 급변으로 인간과 자동차의 식량경합(Food vs. Fuel)은 발생했어요.

게다가 이것은 올해에 촉발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및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작황 악화로 인해 더욱 큰 문제로 번질 수가 있어요. 동유럽은 전쟁으로 인한 농업파탄, 북미, 호주 및 인도아대륙은 이상기온으로 인한 수확량 급감, 중국은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파종시기 도과, 남미는 수확기에 아직 도달하지 않은 문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 식량과 에탄올연료 중 무엇이 우선인지는 굳이 논할 필요가없어요. 사실, 정 언급하려면 매우 잔인한 시나리오가 있긴 해요. 식량경합 자체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까지 인류가 상당수 죽어서 상황이 해결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이걸 누가 선택할까요. 그리고 그 희생양 중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해당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래서 에탄올연료를 선뜻 대안으로 추천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어요.


농업에 쓸 토지가 부족하거나 없는 나라의 경우는 이런 고민조차도 할 수 없어요.

이런 이유에서, 에탄올연료가 과연 대안일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해야겠어요. 대안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