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시사하다시피, "판소리풍 화법" 이라고 명명가능한 의성어나 의태어의 남발이나 조롱하는 듯한 화법 등을 구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글의 품위는 향상되는 것.
판소리풍 화법이란 대표적으로 이런 것이죠.
판소리의 각종 추임새처럼 교통사고 보도에 "쾅", 폭발사고 보도에 "펑", 붕괴사고나 주가급락 보도에 "와르르" 등의 표현 등을 쓴다든지, "걱정이라네" 운운하는 식으로 이미 실현되었거나 높은 확률로 일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사안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듯이 서술하는 화법. 이런 것들이 바로 정보의 전달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글의 품격도 떨어뜨리고 말아요.
물론 판소리 자체가 나쁘다는 것을 말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말한 적도 없어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판소리의 화법은 어디까지나 판소리의 영역 안에 있기만 하면 문제는 없다는 것. 그런 화법 자체의 외연을 확장해야 할 당위성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죠. 이를테면 춘향가에서는 풍자의 대상으로서의 탐관오리가 확연히 나타나 있어요. 그런데 위에서 열거된 사례에 풍자의 대상이 있을까요? 물론 근원을 파고 들어가면 어딘가에 누군가가 풍자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에 맞지 않는 화법을 구사해야 옳다고 확정할 만한 사안이 나타나 주지는 않는 것이죠.
게다가, 각종 사건사고에서 발생하는 각종 피해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예의 표현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사안을 흥미본위로 왜곡하는데다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효과를 주기 마련이죠. 이러한 결과를 낳는 표현을 지속해야 할 이유는 이미 사라져 있어요.
사실 이런 판소리풍 화법은 의외로 많이 포진해 있어요.
상대에 대한 매도, 폄하 등을 전제하는 각종 표현도 그것의 연장선상에 있어요. 게다가 외국인의 한국 비판에 대해서 유독 논란이 크게 일어나서 반한, 혐한 등의 낙인을 쉽사리 찍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든지, 진영논리에 따라 사안이 판단되다 보니 같은 사안을 두고도 가담한 정파에 따라서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물론 사실관계까지 개변이 가해진다든지, 미디어에 대한 검열이 태연히 자행되는데도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든지.
만일 한국어의 언중이 풍자의 대상으로 전락하면 그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미 앞에서 밝혀놓았듯 외국인의 한국 비판에 대해서는 논란이 유독 커지는 터라 그렇게 수용할 가능성은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