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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언어가 점차 품위를 잃고 있는 듯한데...

마드리갈 2022.01.13 00:13:01
매일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고 있는 게 하나 있어요.
특히 뉴스의 경우는 국내계 언론과 외신의 차이가 너무도 많이 느껴지고 있어서 과연 이렇게 국어가 쓰이는 게 옳은 것인가 하고 반문하게 되어요. 특히 품위가 없어지고 있다는 게 눈에 띄고 있어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대체로 이렇게 요약가능해요.
  1. 조롱하는 듯한 어투와 불필요한 의성어, 의태어 등의 남발
  2. 각종 속어의 무분별한 유입
  3. 어휘사용의 편향 유도
  4. 지키지도 못하는 어문규정에의 쓸데없는 집착

예전에 쓴 글을 하나 인용해 볼께요.
재난상황 등을 희화화하는 국내언론의 최근 행태 비판 (2020년 4월 24일 작성)

본문에 추가해 둔 인도네시아의 천도관련 뉴스 2건 중 국내언론과 외신의 경우가 선명히 대비되죠.
국내언론의 경우 마치 인도네시아의 상황과 결정을 어리석은 것인양 깔보는 듯한 논조가 있어요. 그리고 문장의 구조도 그리 정돈되어 있지 않다 보니 제목에서 혐오감이 바로 들 수밖에 없어요. 반면 외신은 딱히 문장형인 것도 아닌 과거분사를 쓴 어구로 "쓰나미 위험", "장래", "인도네시아" 라는 정보는 모두 포함하고 있어요. 즉 제목만으로 대부분의 정보는 간결하게 전달가능해진 것이고 여기에는 기분나쁜 논조도 없어요.
국내언론의 해당 기사의 제목을 새로 쓰면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인도네시아, 천도예정지의 쓰나미 위험 확인" 정도로.

게다가 영상의 경우는 정말 뭐하자는 건가 싶은...

뉴스영상에 이상한 자막을 넣거나 배경음악을 깔거나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상황을 희화화하면 그게 수익으로 직결되기라도 하는 것일까요? 기상예보방송에서 가사가 있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쓰는 경우도 꽤 많은데 기상캐스터의 말과 노래의 가사가 뒤섞여서 정보전달력도 떨어지고 오히려 시끄럽기만 한 것이 잘 느껴지고 있어요.


이렇게 조롱하는 듯한 어투, 남발되는 의성어, 의태어, 속어 등으로 가득한 글이 필요한 정보를 올바르게 전달한다든가 깊이 심금을 울린다든가 하는 기대를 하는 게 잘못일지도요.


지키지도 못하는 어문규정을 잔뜩 제시해 놓은 것은 정말 웃기는 일.

순화어휘를 보급한다면서 "n차감염" 운운은 또 뭐하자는 것인지. 사실 여러 단계로 감염되는 것은 굳이 "n차감염" 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다차감염", "다중감염" 등으로 쓰면 되는데 그런 건 또 절대로 없죠. 새말모임이라는 단체가 발표한 용어는 발표하는 그때 뿐이고 쓸만한 것도 없어서 그냥 그걸로 수명이 끝나 버리죠.

또 누누이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사이시옷도 뒤죽박죽이예요. "휘발윳값" 이라고 썼다가 "휘발유값" 이라고 쓰고, "매맷값" 과 "매매값" 이 혼재하는 이런 어지러운 상황을 보면서 명확해지는 것은 단 하나. 국어를 못하는 언론이구나 하는 판단만 남아 있어요.


다른 언어들을 충실히 익혀놓기를 잘 했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더 이상 한국어 화자일 필요가 없다면 이런 고민도 할 필요가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