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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와 드라마

마키 2021.12.23 14:15:20

* 이하 언급되는 작품의 핵심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스타워즈 드라마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을 보고싶어서 디즈니 플러스 월간 구독을 시작했네요.

해서 스타워즈로는 드라마 만달로리안, 마블로는 애니메이션 "왓 이프WHAT IF...?", 드라마 "로키LOKI"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왓 이프...?는 제목 그대로 "만약에 이랬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우주적 존재인 와처 "우아투Uatu"의 시선으로 사소한 가능성 하나가 메인 유니버스(영화 본편, 통칭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가령 제1화 "만약 캡틴 카터가 퍼스트 어벤저 였다면?What If… Captain Carter Were the First Avenger?" 에서는 영화 "퍼스트 어벤져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에서 브루클린의 병약한 약골 스티브 로저스가 수퍼 솔저 혈청을 맞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원래의 시간선에서 페기 카터는 수퍼 솔저 시술을?위에서 관람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스티브의 앞에서 보게 되고, 이 순간 멀티버스가 분기하게 되죠.


하이드라 스파이의 공작으로 아수라장이 된 실험실. 달리 선택지도 없는 상황에서 페기 카터가 기꺼이 수퍼 솔저 혈청을 맞고 일명 "캡틴 카터"가 되어 하워드 스타크, 스타크가 만들어준 강화복 히드라 스톰퍼를 조종하게 된 스티브 로저스, 그리고 원래의 역사와 분기되어 하이드라의 암살자가 되는 일이 없어진 버키 반즈가 한 팀이 되어 하이드라의 음모를 저지한다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로키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 Game"에서 타노스를 막기위해 과거로 되돌아가 인피니티 스톤을 회수하는 작전이 전개되던 도중. 2012년, 즉 "어벤져스Marvel's The Avengers"의 시간선에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어벤져스가 과거의 시간선으로 돌아가 테서랙트(스페이스 스톤)를 회수하려는 상황에서 잠깐의 어긋남으로 인해 하필 테서랙트가 뉴욕 전투의 주모자 혐의로 구금되던 로키의 앞으로 굴러나오게 되고 이를 로키가 회수해 잽싸게 도망쳐버리죠.


영화는 로키가 도망쳐버리는 시점에서 다른 방법을 찾기위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지만, 드라마는 이 시점에서 분기된 2012년의 로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시간 변동 관리국(Time Variance Authority Office, TVA)에 붙잡힌 로키는 자신의 마법도, 아스가르드 왕족으로서의 힘도, 심지어 인피니티 스톤조차도 무효화되어 돌덩어리가 되어 굴러다니는 TVA의 막강한 힘을 보고는 순순히 그들이 원하는대로 따라주게 된다는 이야기.


2012년의 로키는 당연히 모르는 2012년(=어벤져스) 이후의 미래의 시간선, 토르 시리즈에서의 부모님의 모습과 마지막 엔드 게임에서의 자신의 최후를 보고 "고작 이런게 내 '영광스러운 목적'이었나?"고 스스로를 조소하는 로키의 모습이 압권.?



스타워즈 드라마 만달로리안은 영화 제다이의 역습으로부터 5년 후, 은하제국이 붕괴한 이후의 시대에서 만달로리안 전사의 긍지와 규율에 따라 행동하는 무명의 만달로어인 현상금 사냥꾼을 주인공으로 한 스페이스 웨스턴 드라마입니다. 현상금 사냥꾼 의뢰를 수행하며 만달로리안의 유산인 베스카 주괴를 수집하고 있는 그는 의뢰 대상인 제다이 마스터 요다와 같은 종족(종족 자체는 여전히 불명)인 아기를 만나게 되며 1화가 끝이 나죠.




세 작품 모두 전체적으로 무척이나 재밌는 작품이었네요.


본래의 시간선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오마주하는 대사들이나, 만약에? 라는 가능성 하나로 본편과 정 반대의 상황이 진행되는 왓 이프, 어벤저스에선 단순한 고위 간부 악당에 불과했던 로키를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재탄생시킨 로키, 쿨하고 시크하면서도 인정있는, 그야말로 남자의 로망을 그린듯한 만달로어인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는 만달로리안까지.?


저는 어쩌면 드라마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냥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여태껏 못찾았었던 걸지도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