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학생 때 공부한 것들 중에 대표적인 것이 2계통 있었죠.
일단 전공인 사회과학분야가 하나. 그리고 문과생이다 보니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필요는 없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보통의 이과생 정도의 수준은 만족해야겠다고 판단해서 따로 공부한 자연과학분야가 그 둘. 물론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보니 여러 책을 탐독한다든지, 이과생인 오빠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등으로 지식을 보충해 왔어요.
그리고 그렇게 배운 것들이 투자활동은 물론 폴리포닉 월드로도 이어지고 있어요.
그러면 인간에 대해서.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에서 오고 또한 어떻게 발전하여 어디로 향하는가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며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어요.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이고, 또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 의심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합리성이 태동하고 발전한다는 것. 그래서 욕망과 의심이 이기적인 속성이 있더라도 결코 혐오하거나 배척할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어요.
저는 욕심이 많은데다 좋아하는 대상에의 집착도 매우 강해요. 게다가 타인의 감언이설을 잘 의심하죠.
보통 이런 성격의 사람을 속물적이라고 보기 쉽지만, 글쎄요, 인류사적으로 보면 이런 사람이 있기에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믿으니까 이제는 딱히 이런 성격이 잘못되었다고 보진 않아요. 중요한 것은 결국 어떻게 잘 이용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죠.
그래서, 폴리포닉 월드에 등장하는 많은 문물이 그러해요.
좋은 결과를 만드는 문물은 비록 그 동기가 좀 그렇더라도 이익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들.
그리고 선한 동기에서 시작해도 욕망이나 의심을 억누르려 하면 실패하는 것.
이제 자연에 대해서.
같은 자연이라도 인간이 어떻게 보고 다루는가에 따라 자연은 확실히 달라지는 것.
스테인드글라스의 착색제 정도로밖에 용도가 없던 우라늄은 원자력 시대를 견인하는 에너지자원이 되었고, 튀넨의 고립국이론에서 도시의 가까이에 입지할 것이 유리할 것으로 전제된 임업 또한 신탄(薪炭)이 다른 고효율 고화력의 연료에 밀리는 동시에 삼림의 다른 기능이 부각되면서 임업의 위상은 확실히 달라졌죠. 게다가 욕망과 의심을 통해 합리성이 추구되는 폴리포닉 월드인만큼 자연을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환경문제에 대한 폴리포닉 월드의 대처방식 또한 달라지는 거죠.
현실세계에서처럼 환경을 위해 양보하라는 슬로건이 앞서는 게 아니라, 유해물질로 여겨지는 것을 재활용하여 유익한 물질로 바꾸는 기술이 앞서는 세계로 달라지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기술의 진보 덕분에 인간은 자원이 부족해지고 나서 절약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이 부족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합리성을 발휘하여 자원의 낭비가 처음부터 억제된 것으로 달라져 있어요.
또한 요즘에는 폴리포닉 월드의 성격도 대체역사에서 평행우주의 성격이 가미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어요.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는 중심에서 두 팔이 뻗어나와 나선형으로 형성된 나선은하죠. 태양계가 속하지 않은 한 팔에 폴리포닉 월드의 지구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반영하고 있어요. 이것 또한 북반구가 육지 위주이고 남반구가 해양 위주라서 남북의 균형을 생각하면 남극 쪽에 미지의 거대한 대륙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활용한 것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생각해 온 것들이 개인적인 생각의 영역을 벗어나서 오빠와의 이야기, 그리고 이렇게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로 발전하여 여러분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놀랍게 느껴지고 있어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역시 맞았어요.
그리고, 이 라틴어 문장을 말하고 싶어요.
Aut inveniam viam aut faciam.
"방법을 찾을 것이고 없으면 만든다."
매년 혼탁상이 이어지고 심화하는데다 전쟁이 전지구적으로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어느 때보다도 통감하고 있는 한 해이지만, 대학생 때 배운 것들을 반영하여 출범한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의 정신처럼 이 세계도 해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고 있어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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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2-11-12 00:27:24
단 것으로 유인하여 단 것을 만드는 세상. 이익으로 유인하여 이익을 만드는 세상.
나쁠 이유가 하나도 없죠. 매우 좋네요.
마드리갈
2022-11-12 01:29:01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절실히 느낀 게 있었어요. 인간의 행동을 종교나 도덕이나 신분이나 의제된 이상 같은 것으로 규제하려는 시도가 인류 역사에 몇 번이나 성공했는지. 없었어요. 모두 철저히 실패했죠. 종교개혁, 근대화, 냉전종식 등이 바로 그런 사례. 그렇다면 진정으로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니 이익과 손해로 귀결되더라구요. 보통 이해득실을 따지면 상당히 속물적으로 보이는데 정작 그렇게 말하면서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적이죠. 바로 그것을 긍정하니까 답이 보이고, 결국 이것이 오빠가 따로 추진하던 대안세계설정과 만나서 폴리포닉 월드가 된 것이죠.
물론 폴리포닉 월드는 이상사회가 아닌데다 고유의 결함이나 맹점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현실세계에 대한 수정패치 적용판은 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