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쓰는 글의 요지는 다른 문화산업계, 아니, 다른 산업계 전반에도 일반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겠지만, 특히 애니나 게임 방면에서 경향이 강하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성우가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애니를 주로 시청하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것은, 한 성우가 장르도 성격도 천차만별인 여러 작품에 출연할 때 여러모로 받는 중압감이 상당히 크겠다는 것.
사실, 시청자의 입장에서야 취향에 맞는 애니를 골라 보면 되는 것이긴 해요. 그런데 성우는 그렇지 않을 거예요. 업계 종사자이고 수익을 내야 하니까, 작품과 자신의 취향이 일치하는 것만 골라서 출연할 수는 없는 것이죠. 게다가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연구가 없이는 작품에서 추구되는 연기를 할 수 없을테니, 비록 그게 취향과 거리가 있거나 또는 배치된다고 할지라도 프로페셔널인 이상 최선을 다해서 그것을 성과로 보여야 할테니까요.
저는 취향이 넓다면 넓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관심분야 전반이고, 개별 분야 내에서의 취향은 그리 넓은 편이 되지는 못해요. 일단 애니에서는 일상물, 학원물, 연애물 등을 즐기는 편이고, 배틀물은 그다지 즐겨 보는 입장이 아니니까요. 게다가 공포물에는 내성이 거의 없는 터라 상당히 꺼려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좋아하는 성우가 있긴 하더라도 그 성우를 이유로 제 취향에 맞지 않는 애니까지 시청하지는 않아요.
이를테면 사쿠라이 타카히로의 경우.
사쿠라이 타카히로는 가장 좋아하는 남자성우 베스트 3에 넣을 수 있어요. 그리고 시청해 온 애니에도 사쿠라이 타카히로가 출연한 경우가 많았어요.
일단 시청완료작에는 백곰카페, 츄브라,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이 중의 1명 여동생이 있다, 늑대소녀와 흑왕자, 그리자이아의 과실/미궁/낙원, 그럼에도 세상은 아름답다, 식극의 소마 1, 2, 3기, 서번트 서비스, 사랑한다고 말해, 울려라 유포니엄 1, 2기, 가르쳐줘 갸루코쨩, 배를 엮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 볼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벽의 연화 등의 것이 있고, 이 작품들은 좋아해서 지금도 간혹 시청하고 있어요.
그의 다른 출연작 중 시청중 중도 포기한 것은 첫사랑 몬스터, 란포기담, 다이아몬드 에이스, 유정천가족, 사쿠라다 리셋 같은 것들이 있고, 도쿄 구울, 순정 로맨티카, 사이코패스, 오소마츠 시리즈, 아인 등의 것들은 시청을 시작하지도 않았으며 예정도 없는 상태. 게다가 이야기 시리즈, 악마의 리들, 편의점 남자친구 등에도 나왔고 그 작품을 다 시청했지만 작품 자체에 관심이 크게 가지는 않는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어요. 게다가 마스터키튼, 고르고13 등 출연은 하고 작품 자체에도 관심이 많지만 아직 시간상의 여유가 없어서 감상을 마치지 못한 것도 있어요. 그래서 사쿠라이 타카히로를 좋아한다고 해서 사쿠라이 타카히로가 나오는 것을 이유로 선택하지는 않는 레벨이죠. 이렇게 돌아볼 때, 성우는 그냥 애니, 게임 등을 좋아하는 레벨을 넘어서, 비록 자신과 작품이 성향상 다른 노선이라도 일단 출연하는 이상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존재라야 하는 것이겠죠.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써온 글에서 사쿠라이 타카히로를 언급한 경우는 좀 있었는데 이렇게 성우 관련 글에서 사쿠라이 타카히로만 언급한 것은 처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