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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177화 - 토요일도 부지런히(3)

시어하트어택 2026.03.11 06:55:57
쓰레기통 안에 무언가 보이자, 예담은 곧 예성을 부른다.
“잠깐, 형, 저기 쓰레기통에 뭐 이상한 게 있는 것 같은데...”
“뭐가?”
예담은 예성의 말에 대답하지는 않고, 쓰레기통을 열어본다. 바로 비늘이다. 그것도 금방 거기에 버린 것 같다. 윤기가 흐르고, 어떤 각도에서 보면 금빛으로 빛나는 것 같기도 한 게, 확실히 그 문제의 비늘이 맞는다.
“맞지, 이거?”
예담이 쓰레기통에 있는 비늘들을 보고는, 그걸 예성에게 보여주며 말한다.
“어제 그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이 자주 여기에 뿌리는 그 비늘 말이야.”
“맞네... 맞는 것 같네.”
예담은 그 쓰레기통의 사진을 찍고, 장소 정보도 저장한다. 그리고 문제의 요아킴이라는 사람이 사는 빌라의 사진도 찍는다. 어제 방송에서 봤던 그 빌라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 부족한 것 같은데...”
“뭐야, 혹시 너 그 사람이라도 만나려고?”
“에이, 그런 거 아니라니까! 진짜 만나려고 했으면 어제 방송 끝나자마자 했겠지.”
예담은 이어서 어제 방송에 나왔던, 요아킴이라는 출연자가 자주 산책을 했다던 강가의 공원에 가 보기로 한다. 다시 차에 타고서 약 10분쯤 뒤, 차는 강변공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그런데...
“여기 완전히 비늘밭인데...”
역시나, 예담의 눈에 보인다. 조금 과장 섞인 말로 하자면, 비늘들이 발에 걸리다 못해, 아예 널려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사진을 찍은 다음, 비늘 몇 개를 주워서 담는다. 요아킴이라는 사람이 여기 자주 다니는 게 맞긴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비늘이 의외로 많이 보이는 곳이 또 있다.
“여기 갈대밭 좀 봐.”
이번에는 예성이 말한다. 예담이 곧장 그리로 달려가 보니, 비늘이 또 몇 개 보인다. 그냥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마치 한 곳에 일부러 모으기라도 한 것처럼 가지런히 모아져 있다.
“이건 무슨 일부러 자기를 잡아가 달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예담은 거기서 몇 개를 주워 담고는 사진도 찍는다.
“좋았어...”

“이거, 제이든이 빠지면 좀 섭섭한데...”
세라토 교외의 어느 해안가에 있는 대형 리조트. 숲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경치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교통이 꽤 불편하다. 하지만 찾아오기 꽤 힘든 곳인 게 장점이 되기도 하는데, 바로 ESP 클랜 배틀과 같은 일명 ‘음지의 대회’를 여는 데는 이만한 곳도 없다. 오늘은 여기에서 ESP 클랜 배틀 중 한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VIP석에 앉은 사람은 20대 중반 정도의 남자와 40대 초반 정도의 여자 각 한 명씩인데, 중년의 여자가 남자가 뭐라고 하는 혼잣말을 듣더니 말한다.
“리빙스턴 씨 말하는 거야? 진짜 무슨 일이라도 있대? 요즘 통 보이지를 않아...”
“그러니까요. 제이든이 뭘 당했든, 줄 돈이 있어야 참가 선수들도 늘고 흥행도 되지...”
남자는 출전 선수 명단을 보여준다.
“봐요, 사모님. 자금줄이 하나 없어지니까 이 대회에는 이렇게 지리멸렬하고 별 볼 일도 없는 녀석들만 오잖아요. 제이든을 다시 데려와야 한다니까요. 부모님한테 집에 오고 가는 거 일일이 보고하고, 학교 외 외출 금지? 그런 게 내 알 바인가...”
그런데, 남자의 말을 듣던 40대 여자는 별안간 무언가 생각이 난 모양이다. 그리고 양옆에 있는 그의 친구들까지 가까이 오게 한 다음 말한다.
“줄리우 씨, 그리고 여기 모인 친구들까지, 잘 들어봐. 내가 자금 수급을 할 만한 좋은 방법을 찾아냈으니까.”
“그게 뭐죠, 사모님?”
줄리우라고 불린 제이든의 지인이 묻자, 40대 여자는 자신의 묘안을 말한다.
“크라우드펀딩을 하는 거지! 조금 자세히 말하자면...”

틱택 랜드의 오락실에 도착한 민과 친구들은, 아미나의 패거리의 안내를 받아 어디론가 들어간다.
“뭐야, 여기에 뭐가 있다고...”
이곳은 여느 오락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민은 금세 이 공간의 진면목을 알아챈다. 이곳은 바로 오락실 뒤편에 숨겨진 공간. 정문으로 들어가면 그냥 시끄럽고 격투 게임이나 슈팅 게임 등으로 가득한 공간이지만, 아미나가 말한 그 공간으로 들어가 보니, 4대가 일렬로 늘어선 ‘1인용 노래방’과 인형 뽑기, 스티커사진 코너 같은 게 나타난다. 물론 스티커사진 같은 건 민이 흥미를 가질 만한 코너는 아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이곳에서 종일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 같다.
“우리의 아지트라고 할 수 있을까. 백날천날 있어도 아무도 우리보고 뭐라고 안 한다니까.”
아미나의 말을 듣고 보니, 더욱 그럴듯하기는 하다.
그런데 그때, 바깥쪽 출입문 쪽이 시끌시끌하다.
“뭐야, 누가 또 들어오는 건가...”
그리고 민의 예상은 틀리지 않다. 그 소음의 주인공들은 민의 친구들과 아미나 패거리가 있는 곳으로 곧장 들어온 것이다. 딱 보니,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여럿에, 20대 초반의 야구 모자를 쓴 남자 한 명이 끼어 있다. 복장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다들 TV에 나오는 불량배들이 주로 입는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점퍼를 입고, 듣기에도 거슬리는 ‘쩔그렁쩔그렁’거리는 장신구를 목과 팔에 한가득 차고 있다. 그 중, 맨 앞에 서 있는 남자가 민을 보자마자 말한다.
“아이고, 아가야, 여기가 어딘지는 알기나 하니?”
그는 민뿐만 아니라 다른 민의 친구들 역시 무슨 늑대가 병아리들을 보듯 훑어보더니, 다시 민에게 말한다.
“좋을 때, 저-리로 좀 가라? 안 그러면...”
민은 아무 말 없이 그 남자를 응시한다. 그 남자는 약이 오른 모양이다.
“형님이 좋은 말 할 때 말이지! 안 그러면 어떻게 되나 보여줘?”
그리고, 마치 그 소리에 응답한 것처럼 아미나가 자기가 든 삼절곤을 벽에 치더니 그 남자를 노려보고 말한다.
“어쭈, 여기가 또 어디라고 기어들어 오셨어, 로완? 빨리 안 돌아가?”
“아니, 나는 그런 게 아니고...”
로완이라고 불린 그 남자는 아미나의 금방이라도 자신을 한 대 쳐 버릴 듯한 기세를 보더니, 좀 전까지의 호기로운 기세는 어디로 가 버리고 순한 어린 양같이 저자세가 되어, 그 방 밖으로 빠져나간다. 아미나와 다른 패거리들이 등을 보이고 도망가는 로완의 패거리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말한다.
“하... 어디를 기어들어와.”
그러던 아미나와 다른 패거리는, 민과 친구들 앞에 서자 무슨 필터가 다시 씌워지거나 벗겨지기라도 한 것처럼, 금세 다시 목소리가 싹 바뀐다.
“괜찮아? 안 놀랐어? 우리가 대신 사과할 테니까, 자, 얼마든 시간은 보내도 돼! 대신 부탁할 게 있는데 말이야. 그 동안 우리의 게임 상대가 좀 되어 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니 부담스럽다. 여기는 그냥 오전에 시간이나 보내고 온 것인ㄷ네 말이다. 어찌되었든 아미나는 민과 타냐, 그리고 토마를 잠시 돌아보더니, 이윽고 무언가 생각난 듯 무언가를 말하려 한다. 그런데, 마침 지아와 케이를 비롯한 4학년생들도 틱택 랜드 안으로 들어온다.
“야, 여기라고, 여기!”
민은 일부러 지아와 케이를 큰소리로 부른다. 무슨 일인가 하고 지아와 케이가 가까이 오자, 곧바로 민은 아미나에게 말한다.
“아주 괜찮은 게임 상대를 모셔왔는데요...”
“괜찮은 게임 상대... 라니?”

그리고 그 시간, 메이링은 또다시 라이더 복장을 하고는 어디론가 배달을 하러 가는 길이다. 그런데 마침 길거리를 지나던 아냐와 마주친다.
“아니, 벼, 변호사님...”
“조용!”
메이링은 거의 중얼거리는 것처럼 말하며 입에 자기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그러자 아냐 역시 목소리를 낮춘다.
“또 배달이에요?”
“‘또’ 배달이라니? 혹시 알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저야 뭐, 사무실에 라이더 안내문 같은 게 있길래 또 변호사님이 뭘 하려나 보다 했는데...”
그런데 아냐는 또 거기서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한다.
“너무 배달만 하고 그러다 보면 사건도 잘 못 맡고 수임료 같은 것도 줄어드는 건 아닌가요...”
“그건 따로 신경 안 써도 돼! 너는 네 위치에서 일만 잘 하면 되니까...”
그런데, 메이링의 전화가 울린다. 얼른 와야 하는데 왜 안 오냐는 성화일 것이다.
“주말 잘 쉬고 월요일에 봐!”
그렇게 말하고서, 아냐를 뒤로 한 채 메이링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냐는 메이링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갈 길을 간다.

점심시간, 예성과 예담이 탄 차가 레이시에 도착한다. 마침 시간은 11시 30분.
“아... 출출하네.”
“그러게. 밥이나 먼저 먹자고.”
예담은 잘 됐다고 생각하고는, 예성에게 폰을 보여주며 아토모의 식당으로 유도한다. 다행히도 예성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며, 차를 주차하고는 바로 아토모의 식당으로 향한다.
“어, 또 왔군.”
“네. 오늘은 제 형하고 같이 왔어요. 볶음밥 맛 좀 보고 싶대요.”
예담과 아토모가 익숙하게 말하는 걸 보고는 예성이 말한다.
“야, 너 저 외계인하고 아는 사이냐? 한두 번 본 사이가 아닌 것 같은데.”
“어, 그런 일이 있어. 아무튼, 앉기나 하자고.”

잠시 뒤.
“그나저나 아토모 씨도 바쁘네요.”
“맞아. 단골들이 소문을 내준 덕인데...”
아토모는 예담에게 말하는 중에도 음식을 서빙하며 말한다.
“이상한 녀석들도 가끔 보이더라고. 특히 진리성회. 모로가 여기서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면서 여기는 왜 오는지 모르겠어.”
아토모는 푸념을 늘어놓으며 말한다.
“왜 그래요?”
“다행히 여기에는 진리성회 신도들은 없는데, 이 녀석들 꽤 독해. 언제고 여기를 망하게 하려 들겠지. 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 녀석들 머리 위에 있지.”
한참 서빙을 다 하고서 예담의 옆에 앉은 아토모가 비늘들과 사진을 보며 말한다.
“아, 요새 이런 이상한 비늘들이 많이 보이는데, 혹시 그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 집에 다녀온 거야? 그 사람 며칠 전에도 여기 왔던데.”
“네? 정말요?”
“어, 맞아. 내가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파충류에 대한 지식이 이렇게나 많다고 한참을 이야기하던데.”
예담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그렇고 예담의 예상과 달라서 그런지 조금은 놀랐다. 아까 아침에도 자기 집 근처에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는 수줍어하는 성격이고 대인기피증도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사람, 여기 자주 오는 사람인가요?”
“아니야, 아니야. 그냥 그 사람이 하도 자기자랑이 심하길래, 생각나더라고.”
“그래요...”
뭐가 어떻게 되었든, 오늘의 볶음밥은 꽤 맛있다.
“그런데 이거, 오늘은 또 듣도보도 못한 고기로 만들었다든가 하는 건 아니죠?”
“왜, 그런 게 먹고 싶어서?”
아토모는 예담의 그 말을 듣자마자, 은근히 예담을 놀려 주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보여줘? 원한다면 한 그릇 맛보여 줄 수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