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학구열이나 내집 마련의 꿈이 탐욕으로 매도당한다면

마드리갈, 2025-10-13 14:17:24

조회 수
136

대학생 때 누군가에게 이렇게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당신은 지방 출신인데 왜 서울에 진학했느냐?" 라는 것. 여기에 대해서 "내가 하고 싶어서 결정한 일에 지방 출신인 게 무슨 상관?" 이냐고 대답했더니 이런 반문이 되돌아왔어요. "지방 출신이 왜 무책임하게 지방을 버렸나, 당신 같은 사람이 있으니 우리나라는 서울공화국이 되어가지 않나?" 라는 것이.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 뒤로는 그 사람과는 일절 대화하지 않고 매번 의도적으로 무시했어요. 

오래전의 이 경험이 오늘 생각나는 이유는 분명치는 않지만, 요즘 다시 생활의 여러 방면에 규제가 확산되려는 풍조가 읽히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여기에서 한발 나아가서, 온갖 말로 학구열이나 내집 마련의 꿈이 탐욕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어요.
지방 출신이 서울에 진학하면 출세욕에 눈이 먼 무책임하다는 사람으로 매도당한 건 이미 오래전의 제 경험으로 나타나 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지역별 쿼터(Quota) 같은 정책은 대놓고 차별하는 게 보일 거니 공공연하게는 채택못해도 내부방침으로 해 둔다든지, 조직적인 입시비리로 자신의 자녀라든지 특정 계층을 원하는 대학 및 학과에 꽂아넣는 작태를 확대한다든지 하는 것도 충분히 예측가능한 시나리오일 거예요. 이미 사립대학이든 국립대학이든 그 문제가 취약하다는 것은 여러 사례로 드러났으니 억측도 아니고.
내집 마련의 꿈도 물욕이나 과시욕으로 매도당해서 조직적으로 탄압될 위험 또한 매우 높아요. 이미 오래전에 수십번 연속으로 실패한 부동산정책 또한 자가보유를 죄악시하고 그것에 대해 징벌성 과세를 대량부과하는 식으로 이루어졌고, 이번 정부가 그때의 패착을 반성한 적도 없는데다 수정할 의사도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더욱 독하게 밀어붙일 일만 남았어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되는 현실은 정말 무섭게 실현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 기로에 서 있어요. 더 나은 삶에의 열망이 탐욕으로 매도되고 부정될 길로 가는.

그때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한 자는 그 상황이 되면 부디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저는 타인의 불행을 바라는 성격은 아니니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5-10-20 16:15:23

"지방에도 직장 많잖아, 서울에는 왜 왔어?"하는 질문은 종종 받아요.

근데 "지방을 왜 버렸어??"는 참신한 패턴이네요.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답할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마드리갈

2025-10-21 16:16:30

저런 식으로 말하는 자들의 사고방식은 환히 보여요. 간단히 말해서 텃세를 부리는 것.

말씀하신 것처럼, 답할 가치도 뭐도 없어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본인이 그의 논리로 차별받아 보는 거예요. 그 순간이 오면 후회막급일 것이지만 어쩌겠어요. 그의 언행이니 그의 것이니 신경쓰고 할 것도 없어요.


역시 인간은 재미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314 / 31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455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47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316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21
마드리갈 2020-02-20 4138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15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1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763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287
11

다들 안녕하세요

3
mudblood 2013-02-28 278
10

안녕하세요

5
에일릴 2013-02-27 325
9

안녕하세요 대강당 운영진 하네카와츠바사입니다

8
하네카와츠바사 2013-02-27 376
8

기지개 한번 잘못했더니 명치에 데미지 ㅇㅅㅇ

2
대왕고래 2013-02-27 521
7

설정을 시각화...그것도 대체 역사물이라면 가장 짜증나는게 있죠.

5
  • file
벗헤드 2013-02-27 247
6

야구팀 동물이름 이야기

9
마드리갈 2013-02-27 559
5

안녕하세요

2
KIPPIE 2013-02-26 239
4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lllOTL

8
대왕고래 2013-02-26 258
3

저 또한 초대 받아서 나타난 ㅇㅅㅇ!

3
샤이논츠 2013-02-26 258
2

회원가입 감사인사 및 여러가지

10
마드리갈 2013-02-25 395
1

쪽지 받고 들어와봅니다.

3
트릴리언 2013-02-25 229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