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쓰기 전에 면도를 하고 있었는데, 자석을 이용한 비누걸이가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놀라서 턱을 베였습니다. 연고는 발랐지만 피가 계속 맺혀서 떨어지려고 하기에 반창고를 붙이려고 했더니, 턱 부근이라 그런지 붙이자마자 울퉁불퉁해지길래 그냥 포기했습니다. 크게 베인 건 아니지만 흉터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2. 한 해가 저물기까지 2달 정도 남았기에 간단히 회고해 보자면, 1000xRESIST를 번역한 것 이외에는 특출난 성과가 없네요. 해당 게임이 피바디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수상했기에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만... 뭐, 희망사항이죠. 개발자들이 정확히 그것 때문에 한국어 번역을 맡기는 것도 아니고, 국내에서도 그것 때문에 저에게 인터뷰 제의를 하거나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게임계에서 영영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정 억울하고 아쉬우면 직접 만드시든가' 하는 대답이 돌아올 게 훤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국내 게임계에도 해외 게임계처럼 시나리오 라이터를 비롯해 게임계에서 문과의 영향력이 커졌으면 좋겠지만(그리고 장르에 따라서는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만), 팔리는 데에만 급급한 느낌이 아직 강해서 갈 길이 먼 듯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극장가에서 귀멸의 칼날이나 체인소 맨 같은 일본 애니 극장판이 흥한다는 이유로 위기론(???)을 들먹이느라 질과 양 중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조차 모르거나 알려는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비슷한 현상으로 봐야겠죠.
3. 망상이라 함은 사실 별 거 없습니다. 쇼츠 중에 '일본은 공공장소에서도 AV 촬영 구직공고를 하는 밴이 돌아다닌다'라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하긴 일본은 여러모로 개방적이긴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댓글로 '쉬쉬하면서 더 심한 문제를 만드는 한국보다는 낫다'라는 얘기를 쓸까 했다가 뒷말이 많을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한편으론 그 주제를 떠나서 "일본의 개방성과 아이디어에 한국의 추진력(?)을 더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기초과학에서 예능 아이템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기획 면에서 우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반대로 한국은 그런 부분은 약할지언정 '귀찮으니까 빨리 끝낸다'라는 속전속결의 성향이 강하죠. 그래서 그 두 가지를 합쳐보면 제법 괜찮은 구도가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얘기를 공공연히 하면 '일제강점기의 내선일체냐' 같은 소리가 흘러나올 게 자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한강의 기적과 거기서 파생된 대기업들 외에 스스로 이룬 건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인 것 같거든요. 지금은 그 기반마저도 당장 엿바꿔 먹으려고 하는 실정이고...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한일합작(?)이 뭔가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거라고 해 봐야 한국 작화가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엄청나게 기여한다는 점밖에 없네요.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목록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공지 |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6 | 
											2025-03-02 | 373 |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454 |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284 |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21 | 
											2020-02-20 | 4096 |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129 |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6132 |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728 |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246 | |
| 6237 | 
							기존의 어휘 구부리기 - "유명세" 의 경우
  | 
											2025-11-03 | 16 | |
| 6236 | 
							2025년 각국 프로야구도 West Side Story
  | 
											2025-11-02 | 11 | |
| 6235 | 
							야마노테선(山手線), 순환선 영업 100주년을 맞다
  | 
											2025-11-01 | 16 | |
| 6234 | 
							그럼, 아리랑과 애국가는 미터법으로 개사하지 않나요?
  | 
											2025-10-31 | 18 | |
| 6233 | 
							[이미지 없음] 카고시마수족관에서도 뱀을 봤어요2
  | 
											2025-10-30 | 25 | |
| 6232 | 
							주권국가와 테러조직의 화해라는 헛소리에의 중독
  | 
											2025-10-29 | 29 | |
| 6231 | 
							여행박사, 11월 24일부로 사이트영업 종료
  | 
											2025-10-28 | 36 | |
| 6230 |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어요2
  | 
											2025-10-27 | 61 | |
| 6229 | 
							근황과 망상7
  | 
											2025-10-25 | 127 | |
| 6228 |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2
  | 
											2025-10-22 | 47 | |
| 6227 | 
							인생의 따뜻한 응원가 "웃거나 구르거나(笑ったり転んだり)"
  | 
											2025-10-21 | 43 | |
| 6226 | 
							말과 글에 이어 태극기도 중국우선주의에 밀린다2
  | 
											2025-10-20 | 49 | |
| 6225 | 
							포럼활동에서 한계를 느낄 때도 있어요2
  | 
											2025-10-19 | 50 | |
| 6224 | 
							Windows 10 지원연장은 되었지만....2
  | 
											2025-10-18 | 54 | |
| 6223 | 
							스스로 생각하고 찾기2
  | 
											2025-10-17 | 59 | |
| 6222 | 
							부동산정책에서 실패하고 싶다는데 어쩌겠습니까2
  | 
											2025-10-16 | 63 | |
| 6221 | 
							러시아의 잠수함 노보로시스크의 수상한 행적2
  | 
											2025-10-15 | 65 | |
| 6220 | 
							국내 정치상황이 일본에 종속되지 않으면 큰일날까요?2
  | 
											2025-10-14 | 68 | |
| 6219 | 
							학구열이나 내집 마련의 꿈이 탐욕으로 매도당한다면2
  | 
											2025-10-13 | 70 | |
| 6218 | 
							10월 중순에 이렇게 연일 비가...2
  | 
											2025-10-12 | 73 | 
7 댓글
마드리갈
2025-10-27 23:33:27
여러모로 고생 많이 하셨어요.
어떤 분야에서 주(主)로서 사는 것도 중요하긴 해요. 하지만 객(客)으로서의 삶도 중요하죠. 주가 될 수 없다면 객으로서의 충실함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것에 대해서는 좀 더 이야기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일단 여기까지 쓰려구요.
말씀하신 그 밴은 바닐라(VANILLA, 공식사이트/일본어)의 광고차량인 듯하네요. 사실 저도 이번 여행중에 실물을 봤어요. 공식사이트에서는 "바닐라구인은, 고수입을 벌 수 있는 구인을 소개하는 정보사이트입니다(バニラ求人は、高収入が稼げる求人をご紹介している情報サイトです。)" 라고 밝히고 있는데다 "바닐라카(バニラカー)" 로 통칭되는 광고차량에는 여성향(女性向け)이라는 어구도 있는데, 이 정도면 풍속점 구인정보 사이트라는 건 직접적인 표현은 없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어요. 바닐라 공식채널에 소개된 광고음악인 바닐라송(유튜브 바로가기)의 가사 또한 그러해요.
코멘트는 나중에 더 추가할께요.
마드리갈
2025-10-27 23:45:00
그러면 추가 코멘트의 그 첫번째부터.
게임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요소로서 "애들 것" 이라는 이 2어절의 어구가 있어요.
"애들 것" 에 대해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이중잣대가 만연해 있죠. 게임이나 애니 등의 컨텐츠에 대해서는 "애들 것이니 그게 뭐 대수라고" 라는 인식이 팽배한 반면, 분유, 이유식, 아동복 및 유모차 등에 대해서는 "우리 아이가 쓰는 거니까 무엇보다도 소중해야 한다" 라는 데에는 절대로 타협이 없어서 심지어는 유아용품이 든 택배박스에 포장된 배달음식이 잠깐 올려져 있었다고 그걸 다 폐기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고 그랬어요. 의식주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중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정신적인 것에는 물질적인 것에 안배하는 것만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1/10 정도만이라도 투자했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랐겠지만, 아니잖아요?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그 유명한 말이 있어요. 현대어로 옮기자면, "뿌리깊은 나무 바람에 안 흔들리고 꽃 피고 열매 맺는다" 라는 그 부분. K-컬쳐니 백범일지에서 말하는 문화강국이니 운운하는데, 그런 것들 이전에 우리나라의 고전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주 거칠게 환원해 볼까요? "밑천 떨어지면 금방 거지꼴" 이라는 말과도 상통해요.
마드리갈
2025-10-27 23:59:10
이번에는 추가 코멘트의 두번째.
확실히 한일 양국은 매우 동질적이면서도 매우 이질적이기도 해요. 그래서 양국의 강점을 조화롭게 살릴 수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저 또한 원론적으로는 그렇게는 보고 있는데, 몇 가지 양립할 수 없는 사안이 있어서 협력을 지금보다는 강화할 수는 있더라도 한계도 꽤 크다 보니 그 점은 감안해야 할 듯해요.
첫째는, 한국사회에 자리잡힌 역사관.
이 역사관에서는 일본은 어디까지나 미개했던 후발주자 국가인데다 왜구, 임진왜란 및 조선총독부 체제에 의한 식민지배 등 일본에서 한국 방향으로 가해진 폭력이 많았다 보니 대일관은 기본적으로 적대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기에서 한국사회 내에서 기본적으로 잡힌 역사관은 일본에 대해서 "한국은 역사문제에서 일본보다 위에 있다" 를 벗어나서는 안되어요. 현재가 중요하고 역사는 그 다음이라는 일본사회의 역사관과는 양립할 수 없어요.
둘째는, 문물의 변천에 대한 한국의 "대체" 와 일본의 "양립" 이라는 시각의 차이.
우리나라에서는 레거시 인터페이스를 "아날로그", "구시대" 운운하면서 배척한다든지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다른 인터페이스를 봉쇄하는 식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가 흔해요. 공지사항을 발표한다면 카카오톡 메시지만을 배포방법으로 한정한다든지, 결제수단으로서 신용카드나 특정 간편결제서비스만 열어놓는다든지 하는 경향이 농후하죠. 일본의 경우는 당장 결제수단만 하더라도 현금, 교통계 IC카드, QR코드, 페이페이(PayPay) 같은 간편결제 등 여러 방법에 대응된 결제시스템이 구축된 쪽이 더 일반적이라든지, 아날로그 신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분야에 관한 기자재에서는 일본기업이 확실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요. 악기 및 음향분야의 야마하(YAMAHA), 롤랜드(Roland), 코르그(KORG), 카와이(KAWAI), 온쿄(ONKYO), 에소테릭(Esoteric), 아큐페이즈(Accuphase), 소니(SONY), 파나소닉(Panasonic), 켄우드(KENWOOD), 데논(DENON) 등의 기업이 모두 일본기업인데다 음반시장에서는 이제 세계 3대 메이저가 미국의 워너(Warner) 및 유니버설(Universal) 및 일본의 소니로 압축되어 있는 점에서는 확실히 이 점이 두드러져요. 영상기자재에서는 다소 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센서 분야의 소니 및 캐논(Canon), 카메라 분야의 소니, 캐논, 니콘(Nikon), 펜탁스(PENTAX), 토키나(Tokina), 시그마(SIGMA) 및 탐론(TAMRON), 액정 분야의 샤프(SHARP) 등은 이미 끝난 기업 운운할 수 없는 강점이 있어요. 이런 풍토의 차이에는 공통분모가 그리 많지 않아요.
셋째는, 한국의 서열주의와 일본의 병립주의의 차이.
사실 이 셋쩨 쟁점은 앞의 둘과 이어져요. 한국의 한국우월 전제 및 대체를 전제하는 문물의 변천은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시대에 뒤떨어지면 반동이니 죽여라" 와 매우 닮아 있어요. 그리고 그 전제가 되는 게 역사와 정치이니까 바꿀 수 없는 역사에 대해서는 특정정파가 집권하면 꼭 역사에 수정을 가하는 등 정권교체를 겪으면 다른 나라가 되는 문제점이 있어요. 일본의 경우는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내가 안 바꾸겠다는데 당신이 왜? 당신이 돈 내줄거야?" 라는 행태니까 이런저런 면이 공존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한일 양국의 사정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한국이 빠르고 추진력이 강하다든지 일본이 개방적이다든지 등의 그런 스테레오타입은 실제와 다른 경우도 제법 있으니 일반화하기는 이르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Lester
2025-11-01 14:50:15
풍속업계라고 하면 당장 AV업계부터 생각나기에 그 쪽인가 했는데, 찾아보니까 유흥업소-소프랜드-AV 등을 총망라한다고 하더군요. 남성 구직도 있고. 그만큼 성 관련 문화나 사업이 일상에 녹아들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도덕적을 떠나서) 법적으로 문란한 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조금 들었습니다. JK 비즈니스가 대표적이죠. 물론 이런 건 해외에도 있겠지만, 일본이기에 유독 대수롭게 여겨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결국 표몰이용 구호에 불과하더군요. 그나마 게임 쪽에서는 게이머였던 사람들이 중장년 부모가 되면서 점점 일본이나 서구처럼 온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도 폭이 넓어지려나 싶었지만... 사회 전체가 취직과 학업으로 사람들을 내몰고 무능하다는 낙인을 찍기를 반복하는 상황이라 드러내놓고 여론을 형성할 수 없는, 뭔가 카쿠레키리시탄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물론 게임이라는 깃발 아래에 숨어든 도박류(슬롯머신, 도박성 가챠 게임 등)도 문제지만요. 이렇게 안팎으로 문제가 가득한 상황이지만 게이머들은 '내가 좋아하는 게임만 타격을 받지 않으면 내 알 바 아님' 같은 상황이고... 그렇다고 제가 무슨 선동가인 것도 아니니, 그냥 처음에 적었던 것처럼 손님으로 남는 게 가장 좋을 듯합니다.
일본을 절대적인 하수로 보는 역사관도 위에 적었듯이 게이머들을 비롯한 일본 문화 향유층에 의해서 서서히 밀려나는 것 같아요. 과장 좀 섞자면 정치인이나 언론이 오히려 시끄러운 소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번 APEC이었나에서 습근평이 임진왜란 운운한 것을 그대로 받아적듯이 떠들고 다니는 부류가 인터넷 댓글에 많던데, 당연히 6.25로 격추당했죠. 뭐 인터넷이 현실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댓글부대처럼 보이진 않는다는 게 나름대로 위안이 됩니다.
문물의 변천에 대한 자세는... 이건 솔직히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솔직히 주류가 아니면 이상한 녀석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 자체는 세대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것 같거든요. 그것을 '편의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수단을 선호하고, 그것이 다시 편중 현상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은 여러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 그러려니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미만 잡' 같은 낙인을 찍으니...
SiteOwner
2025-11-02 14:07:14
면도라는 게 참 귀찮습니다. 특히 저처럼 수염이 빨리 자라는데다 매우 짧고 단단한 털이 나는 경우는 성가셔서 간혹 베이는 수도 있다 보니 겪으신 고생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잘 회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큰 프로젝트에 일조하신 것은 그만큼 큰 긍지로 받아들일말합니다. 그러니 좀 더 자랑스러워 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여기저기서 인문학의 위기가 터져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적으로 매너리즘에 사로잡혀 있는 게 짙게 느껴집니다.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쓰레기 미만 취급을 해버리는 세태는 옛 사람들이 문명을 창안해 낸 그때의 정신보다도 한참 후퇴한 것인데 이대로 괜찮을지 걱정입니다. 사실 문과생을 고용하는 풀이 반드시 석사 및 박사학위일 필요도 없는데 그렇게 제한하는 것도 여러모로 불합리하고, 아무튼 총체적 난국입니다.
성격이 다른 사안에 대해 코멘트하는 거니까 일단 여기서 끊고, 별도의 코멘트로 이어 작성하겠습니다.
SiteOwner
2025-11-02 14:53:41
이어서 씁니다.
문제의 그 바닐라카는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습니다만, 실물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바닐라송을 틀어놓지는 않고 광고판을 밝힌 채 조용히 주차중이었습니다만, 광고문구에 풍속(風俗)이라는 말이 안 들어가 있어도 풍속업소 관련 구인이라는 것은 환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도시전설도 있는 듯합니다. 바닐라의 로마자 표기인 VANILLA를 거꾸로 쓰면 ALL IN AV, 즉 성인비디오(AV)에 올인하라는 말이 된다고. 사실 AV라는 게 그 자체로의 판매수익은 그리 크지 않고, 소프랜드 종사자가 프로모션 비디오의 성격으로서 그걸 내놓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명 소프랜드에서는 "현역 AV 여배우 입점" 등의 어필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바닐라카도 교토에서만큼은 조심하는 게 있다고 합니다. 광고판도 과거의 흑백액정화면이 붙은 휴대용게임기같은 스타일에 바닐라송도 음향을 다소 작게 하는 등, 아무리 그 업계가 막나가는 게 있더라도 건드리지 못하는 분야는 의외로 있습니다. 참고로 황실이라든지 교토같은 일부 지자체라든지 아이돌마스터 비롯한 반다이남코 계열의 미디어믹스 프랜차이즈 등은 언터처블이라고 합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예의 바닐라카가 뭔가 행운의 상징 같은 게 되어 있는지 공도에서 그걸 보면 운이 좋아진다는 일종의 럭키아이템으로도 여겨지기도 한다니 참으로 기묘합니다.
한일 양국이 공통성을 지니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경우가 분명 있으니 힘을 합치면 좋을 것이고 저 또한 한일 경제공동체 구축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만, 그게 언제 어느 수준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솔직히 답을 할 수 없을 듯합니다. 위에서 동생이 코멘트해 둔 것처럼 역사관 및 문물의 변천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멀다 보니 상투어인 "가깝고도 먼 나라" 가 재소환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 완화는 가능하겠지만, 그게 양국에 모두 만족스러울지 일방이 불만을 품을지는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겠습니다.
Lester
2025-11-03 01:37:04
다행히 금방 연고를 발라서 그런지 흉터가 생기지는 않을 듯합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긍지를 느끼고 싶기는 하나, 그것도 인정받아야 의미가 있다는 식의 '인정 욕구'로 이어져서 그런지 긍지를 품기가 쉽지 않네요. 오히려 그럴수록 공허해진다는 느낌이기 때문일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유명인이 되어봤자 득보다 실이 많으니 괜히 명예를 추구하지 말자' 정도로 안분지족하려고 합니다.
바닐라를 거꾸로 써서 AV 올인이라... 마치 "데스노트"의 주인공 야가미 라이토(혹은 KOF 시리즈의 야가미 이오리처럼 '야가미' 성을 쓰는 모든 캐릭터)의 성씨인 YAGAMI를 거꾸로 쓰면 I'M A GAY가 된다는 서양발 농담(?)이 생각나네요. 서양인들이란...
그걸 떠나서 AV라는 것이 보기와 달리 중노동이란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져 있죠. 시미켄이라든가 하는 '전문가'들이 AV에 대한 환상을 깨부술 겸 인권 개선(?)을 위해서 Q&A 코너 같은 걸 진행하거나 책을 쓰기도 했고요. 뭔가 그런 업계도 고착화되지 않고 살길을 도모하는 것이, 진짜 업계 같아서 기분이 묘하네요.
아무래도 천년고도 교토이니만큼 조심할 수밖에 없겠죠.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범위를 사리는 것 또한 여러모로 진화(?)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민간 교류라면 제법 이루어지는 듯해요. 일본이 가끔 혐한 세력이 득세할지언정 중국처럼 대놓고 한한령을 때리지는 않으니까요. 한국과 일본이 각각 노재팬과 혐한을 외치면서도 누릴 사람들은 누렸던 것을 보면, 흑백을 가리기보다 지금처럼 회색관계(?)로 쭉 가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