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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마케팅의 한계

SiteOwner 2021.10.04 22:34:34

국내의 언어환경에 온갖 오물이 유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물에는 욕설도 있습니다. 특히, 상업광고에서 욕설에서 유래하는 언어유희가 펀 마케팅(Fun Marketing)으로서 꽤나 빈번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욕설 마케팅이 적용된 상품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면 이미 답은 나와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의 시바견을 이용한 마케팅이라든지 BC카드의 시발카드, SPC삼립의 식빵언니 같은 것에 고가의 물품이나 서비스는 없습니다. 즉 소모성자재, 식품류 같은 이용하는 순간 소진되어 재구매가 필요하다든지, 신용카드처럼 발행은 되더라도 신용카드가맹점에서 이용할 때 그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는 그 사실만이 중요한 이런 것들. 주거공간, 가구, 가전, 자동차같은 내구재라든지 고가의 의류, 액세서리, 미용서비스 등에 그런 이름이 사용되지도 않을뿐더러 설령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그게 브랜드가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굳이 리서치를 수행해 볼 필요도 없습니다.


사용자를 천하게 만들어 버리는 물건이 오래 사랑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그것을 생각했다면 이미 저런 마케팅은 세상에 안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세상에 나온 이상 잠깐 주목을 받기는 하겠고, 그게 전부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어 욕설이 다 떨어지더라도 걱정할 건 없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지 않을지.

이 나라의 언어환경은 유독 중국어에 매우 친절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중국어 욕설을 수입해 와서 마케팅하는 날도 있겠지요. 가오리같이 만든 빵을 가오리빵즈라고 이름을 붙여 판다든지, 왕빠딴이라는 브랜드를 붙인 버터를 판다든지.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에 얼마나 좋습니까. 언론기사는 물론이고 광고에서도 중국어를 접하니. 현실화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참고한 기사 하나를 소개합니다.

‘시발’이 왜 거기서 나와… 언어의 품격, 선을 넘었다 (2021년 10월 4일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