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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차대조표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국민순자산

마드리갈 2021.07.22 13:44:11
1995년부터 집계되어온 공식 국부통계인 국민대차대조표 2020년판이 오늘인 7월 22일에 발표되었어요.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전년에 비해 6.6% 증가한 1경 7722조원을 넘어는 것으로, 가액이 국내총생산의 9.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어요.

국민대차대조표는 아래의 링크에서 열람할 수 있어요.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 결과(잠정), 통계청 발간

여기에 대한 조선일보의 분석 또한 상당히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어요. 이것도 소개할께요.
작년 증가한 국부 1094조원, 모두 집값 상승 때문, 2021년 7월 22일 조선일보 기사

상당히 우려스려운 부분이 있어요.
일단 국민순자산은 증가했어요. 2020년의 국민순자산이 전년대비 6.6% 올랐다는 것은 최소한 시중 적금금리는 물론 우량회사채의 금리조차도 상회하는데다 경제성장률도 넘어서는 것이다 보니 이것만큼은 고무적이죠.

문제는 비금융자산의 증감률이 7.4%인 반면에 순금융자산의 증감률이 -15.4%라는 것. 쉽게 말해서 집은 있는데 돈은 부족해진 상황이라는 것이죠. 게다가 순금융자산, 즉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금액이 고작 507조원을 근소히 상회할 따름이죠. 보수적으로 판단하자면, 당장 채무를 제외하고 남는 금액이 금융자산의 2.64% 가량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대부분이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이라는 것.
비금융자산에서 지식재산생산물의 증감률이 8.4%라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긴 한데, 이것조차 토지자산의 증감률인 10.5%를 능가하지는 못해요. 즉, 흔히 말하는, 부동산 불패신화,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등의 말은 이렇게 시장에서 입증이 된 것이죠.

제도부문별로 봐도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요.
국민순자산의 증감률은 금융법인이 13.5%, 가계 및 비영리가 11.9% 증가를 기록했지만 일반정부는 평균증감률을 하회하는 5.5% 증가를 기록했어요. 이것 자체는 딱히 문제없어요. 그런데 비금융법인의 경우 -12.1%의 감소를 기록했어요. 금융기업이 아닌 법인의 자산은 급격히 줄어들어 있다는 것, 이것은 금융업 이외의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대체로 가난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어요.

국민순자산이 명목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의 9.2배나 되는데 여기에서 토지자산을 중심으로 비생산자산이 증가하고 게다가 크게 쏠리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언제든지 이 순자산규모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해요.
2020년 현재, 국민순자산에서 생산자산은 43.5%, 비생산자산은 56.5%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 중 토지자산이 국민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6.2%로, 전체 비생산자산의 99.4% 이상으로 과도하게 높은 것은 물론이고, 생산자산보다 더 많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어요. 이 토지자산의 GDP 배율은 5.0을 기록했어요. 즉 우리나라의 토지자산의 가액이 같은 해의 독일의 GDP의 2배는 가볍게 넘고, 영국의 GDP의 3배에는 거의 육박한다는 것. 이제 우리나라는 땅부자 나라가 되었어요.

이렇게 국민순자산의 변화를 간단히 봐도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는 문제가 여러군데에 있어요.
특히, 가파르게 땅값과 집값이 올라서 자산규모의 평가액이 커졌을 뿐 이게 확실히 수중에 현금이 있다는 것이 아닐 확률이 더욱 커졌어요. 여러모로 불길하게 보여요. 이 예감이 틀렸으면 좋겠는데, 그걸 장담할 보장이 없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