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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은 죄가 아니다?

Lester 2021.06.09 18:30:18

아래에 마드리갈님이 공유한 글(링크)을 보니, 문득 최근에 본 글 중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황당하고 우려되는 상황이 있어서 따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페이스북 지인이 공유한 포스트(링크)에서 봤는데, 대다수의 중학생들이 이젠 한자로 이루어진 대부분의 단어를 몰라서 수업을 못 알아듣는다고 하더군요. 난(亂), 장인(결혼 관련), 변질, 가제(假題), 양분, 위화감, 보모, 변호, 출납원(cashier)... 물론 단어라는 것은 한국어라고 해도, 외국어를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전후맥락을 파악하면 대강 유추할 수 있는 것이긴 합니다. 그런데 몇몇 장면을 보면 그런 정보를 주어도 못 알아듣는 것 같단 말이죠. 학교 가서 대체 뭘 배우는 건지, 나중에 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참 걱정입니다.


물론 나중이라도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금방 이해하고 통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원래 교육열이나 그런 걸로는 워낙 유명(악명?)높지 않습니까. 하지만 시켜서 하는 공부는 금방 잊어버리고 막상 필요할 때는 생각나지 않기 마련입니다. 다시 말해 어휘라는 건 작게는 본인의 선택을 돕고, 크게는 본인의 사회적 위상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저 사진 속에서야 학교니까 이해가 되죠. 학생이라는 배우는 삶, 학교라는 배우는 곳에 있으니까요. 하지만 학교를 벗어나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에서는? 거기서도 '모른다'는 게 받아들여질까요? 받아들여지기는 할 겁니다. 어차피 남의 일이니까. 하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진 않겠죠?


그리고 저 포스트를 보면서 '어쩌면 평균적인 지식 수준이 미국 수준으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인들은 무식하기로 유명하죠. 맨날 K-POP을 찾으면서 정작 코리아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건 이젠 흔해빠진 농담일 정도로. 그럼에도 미국이 세계의 최강대국이란 사실은 전세계 사람 모두가 알고, 그 무식함 역시 미국인들이 특별히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고 오히려 당당합니다. 강대국이라서가 아니라 '몰라도 돼'라는 사회적 인식, 그리고 사회적 "존중(respect)"이 박혀 있기 때문이죠. 다만 이 이야기는 어휘보다는 보편적인 지식에 대한 소리라 본문의 주제와는 굉장히 결이 다르다는 게 문제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