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생각하기 싫은 것 중의 하나가 고등학생 때의 야간자율학습인데, 이게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말이 자율이지 실제로는 자율성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던, 이름과 실제가 따로 노는 이 야간자율학습은 솔직히 효과는 없었습니다. 매일 피로하기만 했고, 날을 넘겨서 귀가한 후 같은 날 아침에 학교에 가면 2교시까지는 졸음과 싸우기 바쁜, 그런 생활이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공부는 해놓을 만큼 해놓았고 성적도 목표한 만큼은 확실히 나왔지만 야간자율학습이 그렇게 만든 건 아니었고 다른 학생들보다 보다 수준높은 교재로 단련해 와서였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은 저의 성적을 갖고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저 학생의 성적이 높은 것만 하더라도 야간자율학습이 효과적인 것이었다고.
하지만, 수업시간에 혹시 조는 모습을 보이기라도 하면 교사들은 그것이 야간자율학습의 부작용이었다고는 절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학생 본인이 게을러서 그렇다고.
효과적인 야간자율학습이 게으른 본성은 교정못했다...
그런 모순이 드러나면 정당화라도 해야 할 것인데 그 때의 교사들은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