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시리즈의 9번째 글은 이전 회차에서 예고한 키워드인 수병(水兵)과 관련있는 음악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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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병이라는 어휘가 가사로 쓰인 노래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일본의 군가 용감한 수병(勇敢なる水兵). 1895년에 발표된 이 곡은 청일전쟁 당시인 1894년 일본과 청의 압록강 하구에서의 해전을 그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사사키 노부츠나(佐佐木信綱, 1872-1963)가 쓴 가사에 오쿠 요시이사(奥好義, 1857-1933)가 곡을 붙인 것입니다.
가사를 요약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명경지수같은 황해에서 벌어진 대규모 해전에서, 청군의 사격에 피격된 일본해군의 수병 미우라 토라지로(三浦虎次郎, 1875-1894)가 쓰러져 가면서 "아직 청의 군함 정원(定遠)은 침몰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그를 부축하던 부지휘관에게 묻자, "정원은 이제 전투불능이다" 라고 대답했고, 그 수병은 대답을 다 듣기도 전에 결국 갑판 위에서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실화는 당시의 일본 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고, 이렇게 용감한 수병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가사가 교체되어 다른 용도로서 다른 나라에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회 찬송가가 되었습니다. "부럽지 않네" 라는 이름으로.
교회의 찬송가에 별별 곡이 차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 국가인 God Save the King/Queen, 독일 국가,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의 4악장 환희의 송가 등이 쓰이는 것도 있고, 철도창가, 용감한 수병 등 일본의 근대화시기의 노래가 개사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떨떠름한 감을 지울 수도 없음은 물론, "이제는 이 노래는 쓰이지 않는다" 운운하는 일각의 주장에 반례도 꽤 있습니다.
다음 시리즈의 키워드는 영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