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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비밀에 대한 생각

SiteOwner 2020.06.08 22:43:55
살아오면서 자주 본 것 중에는, 생활의 여러 단면에 공공연한 비밀이 많은데 그것을 모르면 세상물정이 어둡다 하고, 그것을 말하면 신성한 금기를 깬 것같이 정색하는 반응을 보이는 세태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
한때 선풍을 일으켰던 2001년작 국내영화 친구.
거기에는 별별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그 대사들 일부는 유행어가 되었지만, 유독 그 영화의 관람자들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직접 인용할 수 없는, 성적 비하가 가득한 추잡하기 짝없는 대사.
그런데 웃기는 것은, 2004년작 국내영화인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오는, 주인공이 학교 유리창을 때려부술 때 외치는 욕설 섞인 대사는 또 한동안 유행했다는 것이지요.
욕설을 자주규제했다기 보기에는 일관성이 결여되었고, 사안에 따라서 그때그때 기준이 다른 것인지 왜 이것은 언급하지 않고 왜 저것은 언급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이해는 할 수 없는 채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또 하나.
이건 약간 앞선 시대인 1990년대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각종 사회상이 꽤나 어수선한 것을 두고, 대학가에서는 이렇게 말하고는 했습니다.
"사회가 너무 빨리 발전하고 경제가 급성장하니까 이런 부작용이 있는 거다" 등등...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직도 소달구지 끌고 다니고 겨울 끝나면 춘궁기 오는 그런 시대라면 참 좋겠군. 최소한 이런 사회모순은 없을 거 아닌가?" 라고 하니까 말문이 막힌 사람들이 거품을 물고 달려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지지 않고, "잘 살게 된 시대에 대학생이면 희소가치가 낮아졌으니, 과거 못살던 시대의 대학생처럼 엘리트주의로 무장하고 싶다는 그 숨겨진 전제를 모를 줄 알고? 공공연한 비밀을 들켜서 부끄러우신가?" 라고 받아치기도 했습니다.

시대가 흘러서 2020년대가 시작했습니다만, 여전히 공공연한 비밀은 있는가 봅니다.
마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말하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더욱 평등한 것처럼.
자세한 건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루어볼까 싶습니다만, 언제가 될지 기약은 못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