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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드래곤 걸 鉄腕火龍小姐 2. 나는 호죠 미요코
이제부터는 자기소개다.
나는 중화연 부장 호죠 미요코(北条美代子). 92기생이며, 이미 밝힌 대로 쿠가 테루노리 선배를 이은 신임 중화연 부장이다.
내 이름에서 봐서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겠지만, 그렇다. 요코하마
중화가에서의 명문 하면, 헤이친로우(聘珍樓), 쇼후쿠몬(招福門), 코쵸(皇朝), 그리고
호죠로우(北条楼)를 잘 거명하지. 나는 바로 그 호죠로우의 오너셰프의 딸. 하지만 나는 그런 백그라운드 대신 호죠 미요코 그 자체로 기억되고 싶다.
제군들이 기억하는 나에게는 이런 속성이 있다.
호죠로우
오너셰프의 딸, 교내 최장신의 여학생, 거유, 치파오(旗袍), 중화요리 특기, 괴력녀, 덩크슛 등으로. 물론 그것들이 나를
말해주는 요소이긴 한데, 역으로 물어보자. 거명한 요소들을 갖춘 누군가는 호죠 미요코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물론 호죠로우의
오너셰프의 딸은 이 세계에서 단 한 사람인 나밖에 없으니까 명백하게 거짓은 아니겠다만, 이것을 빼면 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 그런데, 이 말은, "호죠로우의 오너셰프의 딸" 이라는 속성만 제외하면 나 호죠 미요코가 아니라 누가 되었든 상관없다는
거기도 하고, 그래서 나로서의 나로 기억되지 못했던 것에 크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호죠로우에서 이런 일이 있었지.
중등부 3학년 여름방학 때 있었던 호죠로우 내부의 정기품평회.
중화요리의 대중적인 식사메뉴하면 역시 볶음밥(炒飯). 간단하고, 만들기도 쉽지만, 그만큼 기량이 그대로 드러나는 요리이다 보니 허튼 수로 자신의 모자라는 실력을 속일 수도 없지. 나도 일단 호죠로우의 사람이니까 그 볶음밥 품평회에 참가했어.
일단, 내가 만든 볶음밥을 맛본 사람들은 다른 말은 못하더군. 본능적으로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표정부터 맛있다는 게 그대로 보였지. 그러면서, 정말 굉장하다, 정말 이게 호죠로우 오너셰프의 따님이자 토오츠키 학원 재학생인 미요코 아가씨의 실력이라고. 그리고 부조리장이 만든 것보다 확실히 낫다고. 그런데, 부조리장은 잠시 말이 없다가, 아무리 오너셰프의 영애이고 요리천재면 뭐해, 여자잖아, 여자가 무슨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일하겠냐고 온갖 쌍욕도 뒤따르고.
생각같아서는 그런 놈은 죽이고 싶었어. 하지만 그런 인간을 죽인들 무슨 도움이 될까? 아니, 그런 형편없는 인간을 죽이고 나서 그 뒤의 내 인생은, 가족의 앞날과 호죠로우의 미래는? 그래서 그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분노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몇 가지를 다짐했고, 실천을 해 오고는 있어.
그 사건 이후로, 나는 나 호죠 미요코로 살기로 했고, 그래서 증명의 역사를 살아가기로, 그렇게 보다 나다움을 잘 드러내기로 했다. 어차피 내가 여자인 것은 타고난 것이다 보니 이걸 탓할 생각은 없다. 하긴 남자로 태어났다면 또 남자라서 겪는 고충도 있었을 것이니까. 최소한 내 조리복이 바디라인을 선명히 드러내는 붉은색의 꽃무늬 치파오(旗袍)인데다 사복 또한 바디콘 원피스라든지 상의는 밀착하는 블라우스, 하의는 타이트 미니스커트로 대표되는 스타일이라든지 하는 건 내가 여자로 태어났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돌아보면, 나 또한 그 부조리장이 저지른 것과 동류의 오류를 저질렀을지도 모르겠다. 여학생으로서 십걸평의회의 제1석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거칠게 몰아붙여서 호죠로우의 고용요리사들을 타이틀로도 찍어누르겠다는, 외부요소에 기대는 심리 동시에 지니고 있었으니까.
물론 요리는 경쟁으로 발전하는 것이고, 요리의 실력을 겨루어서 그것을 실체있는 행동을 실현시키는 수단인 토오츠키 학원의 식극(食戟)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결단코 없다.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아니될 것. 어디까지나 요리가 주가 되어야 하고, 식극 또한 요리를 벗어나서 생각할 수는 없다. 즉, 주가 되어야 하는 것은 요리이지 식극이 아닌 것. 그래서 나 호죠 미요코는 어떤 타이틀에 의존하기보다는 나 호죠 미요코로 살겠다는 생각을 더욱 다잡아 중화연을 이끌어 갈 것이고, 또한 중화연 제군에도 여기에서 중화요리를 보다 깊고 넓게 연구하여, 언젠가 토오츠키 학원을 떠나서 각자의 진출분야에서 얼굴 있는 요리인으로 기억되는 그대들로 발전하였으면 한다. 그래서, 십걸평의회 제1석의 숙원을 접는 대신, 호죠 미요코로서, 그리고 새롭게 태어날 중화연을 위해 힘쓸 것이다.
내가 기가 드센 탓에 면전에 물어보지는 못했을 사람 많을 것이다.
92기생
첫 가을 선발제에서 내가 B블록에 출전했을 때, 특히 남학생들이, 나의 요리하는 모습에서 굉장히 환호하더군. 가슴이 흔들린다든지 엉덩이나 다리가 특히 부각된다든지. 하지만 내 신체사이즈에 대해서는 그저 소문만 무성하더군. 그러나, 뭘 숨기랴, 남에게 보여 부끄러운 몸도 아니고 극비사항인
것도 아닌데다 내 도량이 그렇게 좁은 것도 아니니 그럼 이 자리를 빌어 공개하겠다.
내 키는 175cm, 3사이즈는 102-61-94cm, 그러니까 인치로 표현하면 40-24-37. 브라 사이즈는 75G, 체중은 63kg다. 중화연 부장 취임 직후에 옷을 새로 사면서 측정해 본 결과니까 틀림없다.
그래, 다음에는 십걸평의회 제1석 유키히라 소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