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시기가 2달 전이더군요.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지는 않지만 그 일들 때문에 겪은 감정의 변화를 떠올리면 2달 사이 겪었던 일이 수십 개는 되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피로해지더군요.
1. 핸드폰을 보내줄 때가 되었습니다. 보조 배터리나 충전기에 연결하지 않으면 10초도 못 버티고, 'com.google.process.gapps가 종료되었습니다'는 팝업이 자꾸 떠서 인터넷에서 찾은 해결책은 공장 초기화 빼고 전부 시도해봤지만 전혀 안 통하더군요. 당장 바꾸고 싶기는 하지만, 사실 지금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인지라 바로 핸드폰을 바꾸기에는 좀 힘들어서 일단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라도 구한 다음에 핸드폰을 바꾸려고 고민 중입니다. 그리고 백업을 안 해서 땅을 쳤던 적이 이전에도 있었는데 지금도 또 땅을 치게 생겨서 백업을 게을리 한 과거의 저를 대차게 혼내주고 싶네요. 왜 백업을 안 하니, 왜...
2. 기능사 자격증 실기 시험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공부가 부족했었기에 합격 점수 미달로 불합격했습니다. 사실 불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생각보다 감정이 무덤덤하더군요.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에서 나온 명대사(?)를 인용하면, 기대를 안 했기에 상처를 안 받았던 모양입니다.
3. 최근 불교의 사상에 관심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이런저런 정보를 기웃거리며 찾아보고 있습니다. 외가에서 한때 출가하셨다가 환속하신 친척 분이 계시다보니 영향을 받았고, 그와 별개로 불교의 사상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다만 친가는 기독교 중심이고 다른 종교에 매우 배타적인 성향을 보이기에 친가 가족들 앞에서는 불교에 관심이 간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안 하고 관심도 안 드러내고 있습니다.
4. 가족이라 해도 자신에게 악영향만 주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같이 살아야 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가족'이라는 단어와 과거에 얽매여 제 속을 썩히기만 하는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고요. 큰 마음 먹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돌아오는 게 논리적,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설득이 아니라 감정에 호소하기만 한 논리적인 오류로 가득한 말이나 언어폭력뿐이라면 더더욱.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속담을 그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5. 정신적으로 좀 피로가 과도하게 쌓였다 보니 팬픽 쓰는 일은 잠시 쉬고 대신 설정을 구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마구잡이로 써서 정리가 안 된 설정을 정리하다 보면 힘들지만, 정리를 어느 정도 끝내고 쭉 훑어보면 제법 뿌듯하더군요.
정신적으로 피로한 것에 더해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비가 와서 우중충하고 날씨도 춥다 보니 기분이 더 가라앉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