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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번역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마드리갈 2019.06.27 14:56:04
예전에 잘못된 번역으로 생각을 그만둔 사례 3가지 제하로 글을 썼는데, 1년도 못되어서 또 기괴한 사례를 여러가지 접했다 보니 할 말이 나오지를 않고 있어요. 정말 이런 것도 번역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싶을 정도로...

1. Pressurized aircraft = 수송기?
미이라 2017년판 영화를 보다가, "It's a pressurized aircraft!" 라는 대사가 나왔어요.
등장인물들이 C-130 수송기를 타고 있었고, 그 안에서 싸움이 일어나는데 총까지 꺼냈으니 정말 큰일날 상황. 그런데 위의 저 대사가 "수송기 안이야!" 라고 번역되어 나오네요. 물론 탑승중인 수송기 안에서 위기가 발생했으니 넓게 보면 틀리지 않는데, 예의 대사는 여압식 기체라는 뜻이지 수송기라는 뜻이 전혀 아니죠. 일정수준으로 기압이 유지되는 여압식 기체는 손상이 일어나서 기압이 갑자기 떨어지면 굉장히 위험해지는 상황으로 간다는 것은 온데간데없어졌으니...
"여기서 총쏘면 다 날아가!!" 정도로 번역하는 건 완전히 불가능했을까요.

2. 간장을 5번 넣는다?
요리 프로그램을 보다가 접한 대사는 "しょうゆを豪快に入れます(간장을 과감하게 넣습니다)。"
그런데 예의 豪快의 발음은 고우카이(ごうかい), 즉 호쾌, 과감 등의 뜻인데...
자막에서는 간장을 5번 넣는다고 나오네요. 화면에서 간장을 과감하게 한번 붓는 장면만 나오니까 5번 넣는다는 말 자체가 화면만 보더라도 성립되지 않는데...
추정해 보면, 위에서 나온 "고우카이" 는 못 알아들었고, 5번의 일본어인 고카이(ごかい)와 비슷하니 대충 이렇게 때운 것 같네요. 번역하면서 사전도 안 찾아보는 건지...

3. 여름에는 잘 섞인다?
여행관련 프로그램을 보다가 소개된 우동학교 탐방에서, 계절별로 소금과 물의 비율을 달리하는 것을 강조하는 강사의 설명이 나오는데, 강사가 여름에는 면이 잘 상하기 쉬우니까(원문 夏には腐りやすいので) 물을 소금의 9배로 섞는다고 설명했어요. 저 원문 부분을, 여름에는 잘 섞인다고 번역해 놓았어요.
도대체 어디에서 일본어를 배우면, 저런 표현도 못 알아듣는 걸까요.
자막 입력의 실수라고 보기도 힘든 게, "썩는다" 와 "섞인다" 는 일부러 틀리기도 결코 쉽지 않거든요.


자막방영되는 해외 컨텐츠에서 대사의 내용 상당부분이 자막에서 생략되는 것도 안타까운데, 그나마 있는 자막조차도 이렇게 부실해서 어쩌라는 건지, 정말 할 말이 안 나오네요. 게다가 소개한 것은 많고 많은 오역 중에서도 빙산의 일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