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여러모로 파급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이것은 동서고금에 많은 사례가 있다 보니 굳이 다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 중대함을 논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거예요. 그 중의 몇 가지를 떠올려 보자면 1917년 당시 독일 외무장관 아르투르 짐머만(Arthur Zimmermann, 1864-1940)이 멕시코 주재 독일대사 하인리히 폰 에카르트(Heinrich von Eckardt, 1861-1944)에 보낸 멕시코 정부에의 제안사항을 담은 전보, 통상 "짐머만 전보사건" 이라든지, 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북한군이 일으킨 도끼만행사건에 대해서 당시 김일성(金日成, 1912-1997)의 후계자인 김정일(金正日, 1942-2011)이 그 사건을 미군의 도발이라고 거짓보고를 한 것이라든지, 2001년 9월 11일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직후 무슬림 월드 일각에서의 반응 그리고 당시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1937-2006)이 9.11 테러를 신의 천벌이라고 조롱했던 사건이 있어요.
이 세 발언은, 모두 미국을 겨냥한 발언인데다가 결과가 발언한 쪽에 안 좋은 방향으로 귀결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짐머만 전보사건의 골자는 멕시코가 독일과 협력하여 참전하면 멕시코가 미국에 잃은 영토를 찾게 해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제1차 세계대전의 미국 참전과 독일제국 붕괴가 되었어요.
도끼만행사건은 그나마 김일성이 마지못해서 유감표명을 하는 것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끔찍한 살인극을 벌여놓고도 경솔한 말 한마디로 넘기려 했다가 큰 대가를 치른 북한이 이후에는 미국을 확실히 무서워하게 되었고, 이후 2001년의 9.11 테러 및 2013년의 보스턴 마라톤 테러 당시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국을 비난하거나 조롱하기는커녕 테러리즘 반대를 외치는 식으로 행동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여겨지기도 해요.
게다가 사담 후세인의 미국 조롱은, 후세인 정권의 붕괴를 초래한 것은 물론이고, 이후 이라크인의 손에 의해서지만, 결국 자신의 목숨까지 잃는 최악의 자충수가 되고 말았어요.
이런 역사적 사례가 있다 보니, 현재 베네수엘라에 두 대통령이 있는 혼란상 속에서 구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holas Maduro, 1962년생)가 한 발언이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어요.
마두로 구 대통령은 이렇게 발언했어요.
"도널드 트럼프, 멈춰라. 정말 실수하는 건데 그러면 당신 손은 피투성이가 될 것이고 그렇게 대통령직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베트남을 반복하고 싶지 않으면. 그래서, 전쟁을 해서 우리의 관계와 존경을 재고하게끔 해야겠나?"
그런데, 사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들어서 미국과의 관계가 결코 좋지는 않았어요.
이미 고인이 된 우고 차베스(Hugo Chavez, 1954-2013)가 대통령이 된 1999년부터 베네수엘라는 대미 적대정책을 유지해 왔고, 2000년대 전반에는 전세계적으로 급등한 원자재 가격에 힘입어 창출된 막대한 부를 탕진하면서 인기영합주의를 이끌어갔어요. 그때는 당장 문제가 없었지만,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상태는 급전직하하여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나락으로 떨어져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문제를 미국 탓으로 돌리고, 미국과 사사건건 대립중인 러시아를 끌여들여서 대미 적대정책을 더욱 강화하려는데 저런 발언이 도움이 될지는 솔직히 의문이 안 들 수가 없어요.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최선이겠지만, 마두로 정권의 국제적인 지지가 약해져가는 지금 저 유혈발언은 마두로 정권의 미래를 앞당겨 끝내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게다가 미국의 트라우마 중의 하나인 베트남 전쟁까지 이야기했으니, 후회할 때에는 이미 늦었다고 봐야겠네요.
인용, 참고한 기사는 다음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