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이 1985년에 F-15C/D 제공전투기의 도입을, 2001년에 F-15E 전폭기의 도입을 완료한 이래 미 공군의 전투기 도입은 F-22와 F-35에 한정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F-22는 도입규모 자체가 미 공군의 최소요구치의 절반도 못될 정도로 대폭 축소되어 버렸고, F-35는 개발과정에서 온갖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배치가 늦어지고 있는데다 개발과 배치를 병행하는 방식의 특성상 뒷돈이 꾸준히 그리고 아주 많이 들어버리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가 조금씩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지만 그래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기존의 F-15에 쓸 돈만큼은 없다는 방침의 결과, 제공전투기는 최소 33년, 전폭기는 최소 17년의 높은 기령을 기록하고 있고, F-16 전폭기를 업그레이드 없이 퇴역한다는 방침 또한 철회되어 수명연장계획이 부활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결국은 F-15C/D의 현대화개수보다는 신규도입이 더욱 저렴할 지경에까지 왔고 제작사 보잉(Boeing)이 제안한 신규제작의 단좌형 멀티롤 전폭기인 F-15X를 도입할 예정이라는 게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 예산 신청안은 미 공군이 아니라 국방성의 의견이고 2019년 2월 4일까지 엠바고(Embargo)가 걸려 있지만 유출되어 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공군의 상위기관인 국방성이 보기에도 재정압박 문제가 있다 보니 F-35 만능론에 사로잡혀 있는 공군이 마주한 현실에 대해서 이렇게 대처하는 것인가 봅니다.
사실 F-15X의 도입은 꽤 의미있는 일입니다.
신규도입은 주방위공군(Air National Guard)을 대상으로 계획되고 있는데 주방위공군이 굳이 적지에 침투할 것도 아니니 스텔스 능력이 필수불가결한 것도 아닌데다, 검증된 성능, 저렴한 유지비, 현대전의 상황에 대응되는 각종장비의 탑재 등의 장점이 있으니 좋은 선택지입니다. 게다가 신규제작되는 기체는 수명이 20,000비행시간에 달한다고 합니다. 원래의 F-15는 원래 4,000비행시간 정도의 수명을 상정했으나 계속된 연구개발결과의 적용으로 수명이 대폭 연장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30여년 이상 피로가 쌓인 기체보다 신규제작 기체의 편이 보다 신뢰성이 높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수명이 대폭 늘어난 신규기체를 도입하면 결과적으로 총비용은 더욱 줄어드는데다 현재의 F-35 문제를 보완하기에도 적절합니다.
사실 미 공군이 이 제안을 거부하게 된다면, F-35에 배정될 예산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니 결국 F-35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역설적으로 F-15X 도입에 대한 국방성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에 쓴 글을 참고 차원에서 같이 소개합니다.
F-22 전투기의 수난 안쪽의 역사적인 실책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