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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공동조사에서 확인된 북한의 철도사정

마드리갈 2018.12.19 17:17:39
2018년 11월 30일에서 12월 18일까지 이루어진 철도 공동조사가 끝났고, 내용 일부분이 언론에 공개되었어요. 좋은 결과는 안 나올 거라고 이전에 쓴 글에서 예측은 했는데, 그것보다도 더욱 안 좋네요.

2018년 12월 18일 연합뉴스 기사를 요약해 보면, 북한의 동서 양대 간선철도를 조사해 본 결과는 대략 이렇게 정리되어요.
  1. 노반은 비교적 양호한데 궤도가 낡아서 문제
  2. 장대터널에도 조명이 전혀 없음
  3. 운전속도는 20-30km/h 수준에 불과
  4. 국제열차는 중국 방면만 운행중이고, 러시아 방면은 이미 운행중단중
  5. 전철화되어 있어도 전력수급 문제가 상존
이것들로부터 추론 가능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 추론결과를 말씀드릴께요.
사실상 신규건설을 하는 편이 나을 정도로 형편없다.
그리고, 건설은 가능하더라도 운영은 또 별개의 문제다.

열차를 안전하게, 그리고 긴 열차도 빠르게 자주 다닐 수 있으려면 무거운 레일을 써야 하는 것은 상식. 그런데 그 무거운 레일을 지탱하려면 침목과 도상 또한 튼튼해야 하고, 그렇게 궤도 자체의 중량이 크게 늘어나니까 노반 또한 강화되어야 해요. 북한의 철도사정은 유튜브 등지에 올라온 북한철도 여행 영상 등에서 보이듯이 도상의 자갈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경우가 흔히 있고 침목의 품질도 그리 좋지 않은 터라 부분개량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 사실상 완전히 걷어내고 노반부터 새로 강화해서 그 위에 신규제조된 고규격의 궤도를 부설하지 않는 이상 그 철도를 제대로 운용할 방법은 전혀 없어요.

게다가, 철도운행을 제대로 하려면 동력과 신호체계가 확실하게 신뢰성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현재 북한의 사정으로 그게 가능할지는 기대를 애초부터 안 하는 게 좋아요. 5km도 안되는 터널에 조명도 못 넣을 수준으로 대체 뭘 하겠다고...

하드웨어 문제가 해결되었다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문제가 남아 있는데, 사실 이것이 더 큰 문제예요.
철도는 물리적인 궤도에 구속되어 달리는 특성상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이에 어떠한 타협도 있어서는 안되는데, 김일성 일가가 무엇보다도 앞서는 북한에서 이게 가능할까요? 김일성 일가의 체질을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꾸어야 하는 전제가 있는데 이 전제가 불능의 조건. 이게 가능했으면 비핵화 관련으로는 고민도 안 해요.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실패를 목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말과 동의어도 아니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진짜 그것을 목표로 행동하면 지능에 문제가 있다는 평은 물론이고 여러 방면에 피해를 끼치겠죠.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 정말 북한철도관련 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