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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홍보 대가로 770만원을 내라?

마드리갈 2018.07.11 15:54:22
실체를 알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방송가의 소문 중에 이런 게 있었죠?
아무 식당이든지 방송국에 돈을 좀 쥐어주면 바로 전국에 맛집으로 홍보된다고.
나아가서는 이런 것도 있었죠. 어떤 의사는 빚이라도 내서 방송국에 돈을 내고 출연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상품을 판매해서 수십배의 수익을 낸다고...

이런 것들이 그냥 도시전설로 치부될 수만도 없었다는 증거가 백일하에 공개되었네요.
'맛집 되려면 770만원 내라'... 방송사 먹방 섭외 문자 폭로한 유명 셰프 (조선닷컴, 2018년 7월 10일 기사)
임기학 셰프가 한 맛집 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2018년 7월 10일 기사)

위의 두 기사를 보면, 예의 도시전설이 그냥 도시전설로만 치부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어요.
게다가 갑자기 생겨난 것도 아니고,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된 악관행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선심 쓰는 척하지만 결론은 770만원이라는 큰 돈이 목적인 것에는 어떠한 다름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저 기사들을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이 바로 드러나고 있어요.
임기학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은 프랑스 레스토랑인 레스쁘아 뒤 이부. 상호만 봐도 일단 양식당이라는 건 짐작가능하고, 프랑스어를 모르더라도 일단 저게 한식당이나 중식당이나 일식당 등에 쓰일 상호는 확실히 아니라는 게 보이는데, 도대체 문제의 섭외작가라는 사람은 대체 무엇을 보고 그의 식당을 냉면맛집이라고 부르고, 무슨 후기를 읽어봤길래 프랑스 레스토랑을 냉면전문점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요리사들의 연락처를 대거 확보해서 메시지를 발송했다면 또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미 모두에 메시지를 받을 대상을 확실히 지정해 놓은 것이 드러난 이상 그런 변명도 통하지 않아요.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2계통.
하나는, 정말 저 요리사와 운영하는 식당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 없이 일단 유명하니까 막 던진 경우. 이 계통에서는, 취재대상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이나 조사도 없으니 섭외작가의 능력 자체가 의심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어 있어요.
다른 하나는, 일부러 알면서, 저러는 경우. 의외로 이것도 불가능한 게 아닌 게, 누군가에게 일부러 틀린 정보를 제공하면 상대는 그 정보가 틀렸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신의 개인정보나 지켜야 할 비밀 등을 스스로 내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 심리를 이용했다면 정말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유능한 것인데, 그리 반가운 사안이 아니라는 건 분명해지네요.

이미 4년도 더 전에 영구기관 속 주판알 제하로 글을 한 편 썼던 게 다시 생각나고 있어요.
대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알더라도 일부러 침묵하면서 대충 넘어가지만 돈에 대해서만큼은 아주 구체적인 행태가, 영구기관 운운하는 자들이나 예의 섭외작가나 뭐가 다를 바가 있을까요? 정도의 크고 작음은 있더라도, 둘 다 어쭙잖은 속임수로 이득을 보려는 행태인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