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진영논리는 가면 갈수록 점입가경입니다

SiteOwner 2018.02.24 01:30:19
예전에 진영논리란 여러모로 무섭습니다 제하의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 문제의 표면화를 보면서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문화예술계에 만연했던 성폭력 문제가 공공연한 비밀 차원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있고, 관련자들의 추악한 이면이 폭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인권과 정의를 말하는 쪽에서는 이 사안을 외면하려 하거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면피성 발언으로 넘어가려고 하거나 등등의 행태가 보이길래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인간의 심리에 자기합리화 성향이 강하고, 우위를 보이는 분야와 열세인 분야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는 우위를 자신의 자질, 열세를 외부 요인에 돌리고 타인에 대해서는 그 역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데, 그런 것도 좀 조절을 해야 인간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요즘 드러나는 사례에서는 그런 것도 기대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천안함 폭침 주범의 방한을 추진하면서 그 이유가 웃기지도 않습니다. 대승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는데, 그 논리로는 이른바 적폐청산의 근거도, 과거사문제 관련의 문제제기의 정당화 근거 자체가 소멸한다는 건 알고 그러는 것인지. 만일 모르고 그러면 무식하고 무능한 것이고, 알고 그러면 악질적인 것임에 다름아닙니다.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해서는 굴종, 미국에 대해서는 결연히 대응하겠다는데, 독재국가에 스스로 머리를 조아리면서 자주, 민주 등을 말한다는 게 언어도단이 아니라면 대체 뭐라는 것입니까. 이미 오래전에 용도폐기된 제국주의론에 경도되어 세계를 보는 눈이 반미에 머물러 있으니 그런 진영논리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니 이해는 하겠습니다. 단, 그렇다고 해서 찬성한다는 건 아니지만요.

좀 오래 전의 토론이 하나 생각납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의 일본은 절대악이었으니 누구든지 그 일본에 저항했으면 친한파이고 우리의 편이라고 주장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 중앙정부에 대해 반란을 일으킨 사이고 타카모리(西?隆盛, 1828-1877) 또한 그렇게 봐야 하냐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이고 타카모리는 대표적인 정한론(征韓論) 주창자. 한국 침략을 주장한 자가 친한파가 되는 결론에 이른다고 말하니 침묵하는데...그 때의 토론이 다시금 떠오르는데, 그때보다 훨씬 발전한 현재도 여전히 진영논리만큼은 살아 있으니 참 미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