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차는 학원물 애니 속 권력구조의 그 세번째 이야기.
드디어, 개별 학교가 운용하는 고유의 시스템이 어떤 권력구조를 탄생시키는가에 접근하게 되었어요.
이것들은, 이론적으로는 잘만 운용된다면 개성있고 참신하며 경쟁력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크게 타락하기 마련이고, 그 실상이 자랑스럽게 대외공개하기에 곤란하거나 그래서는 안될 수준의 것도 있어요. 이번에는 이런 것들의 개별 사례에 천착해 보는 것이죠.
상당량의 스포일러가 있고, 게다가 포럼에서는 이런 것들을 금지하고 있지 않으니 꼭 이 점을 염두에 두시길 부탁드려요.
소녀는 언니를 사랑한다 - 엘더시스터
TVA 및 2편 OVA 공통으로 등장하는 엘더시스터 제도는, 전교생의 투표로 특정 학생을 선정하는 일종의 인기투표제도.
그런데 이렇게 엘더시스터로 선정된다고 하더라도, 실권은 전혀 없어요. 즉 학생회장처럼 학생자치조직의 대표로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분야 부활동처럼 교내에서 개별 활동공간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고, 장학금이 수여되는 것도 전혀 아니긴 하지만, 전교생에 대한 모범생 맏언니라는 상징적인 위상이 있다 보니 이 제도의 영향력은 상당히 높은 편이예요. 그래서 엘더시스터 후보간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아요. 게다가 후보간에 표를 몰아줄 수 있는 특징도 있어요.
TVA에서는 엘더시스터로서 전학생 미야노코우지 미즈호, 2편 OVA에서는 전학생 키사키노미야 치하야가 기존의 엘더시스터인 나나하라 카오루코와 더불어 2명이 선정되는 이변이 일어나게 되어요. 미즈호 및 치하야가 둘 다 여장남자라는 것도 놀라운 면모.
감옥학원 - 징벌방(프리즌), 대립하는 두 학생회
작중 배경인 하치미츠학원은 여고에서 공학으로 갓 전환한 고등학교로, 전교생 중 남학생은 고작 5명. 이 학교는 중세 유럽의 대학처럼 자체의 징벌방(懲罰房)이 존재하며, 원작, 애니 및 실사드라마에서 프리즌으로 발음되고 있는 사실상의 감옥을 보유하고 있어요.
또한 하치미츠학원에는 두 학생회가 대립하고 있어요.
전면에 나오는 학생회는 어둠의 학생회로, 기존의 정식 학생회를 밀어내고 사실상 교내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어요. 그리고 어둠의 학생회장 쿠리하라 마리가 이사장인 아버지의 추태에 실망하여 남성혐오 성향을 지니고 있다 보니, 어둠의 학생회에서는 여학생 전원에게 남학생들과 교류하지 말 것을 강요하고 있어요. 반면 정식 학생회는 어둠의 학생회에 밀려 학생회실도 뺏긴 상태로 존재감이 희박할 뿐이죠.
남학생들은 그러한 어둠의 학생회의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고, 여자목욕탕 훔쳐보기를 기획했다가 걸려서 어둠의 학생회에 붙잡혀 그 벌로 1개월간 감옥에 갇히게 되고 노역에 종사하게 되어요. 흰색과 검은색 가로줄무늬의 죄수복을 입고 수업은 감옥 내의 모니터로 중계되는 것을 수강하는 것으로 대신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탈옥을 시도하는 학생도 나오게 되고, 어둠의 학생회 측은 부회장 시라키 메이코가 남학생들의 내분을 읽고 그 중 불만을 많이 가진 와카모토 신고를 밀정으로 이용하는 등 치밀한 계략으로 어떻게든 형기를 늘려 퇴학의 구실을 늘려내게 되어요. 하지만 그 계획이 발각되고, 어둠의 학생회는 실각하여 회장, 부회장 및 서기가 모두 감옥에 갇히게 되어요. 그것을 계기로 정식 학생회가 부활하고, 그들은 어둠의 학생회가 남학생들에게 썼던 방식 그대로 어둠의 학생회를 수감하여 학대하고 있어요. 특히 정식 학생회장 타케노미야 케이트는 쿠리하라 마리 및 시라키 메이코와의 어릴 때부터의 악연이 있다 보니, 이사장의 승인하에 어둠의 학생회를 철저히 밟아버릴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되어요.
암살교실 - 엔드의 E반
경이적인 진학률을 자랑하는 신예 명문 중학교/고등학교인 쿠누기가오카 학원의 이사장 아사노 가쿠호는 80:20 시스템을 학교 전반에 적용하고 있어요. 즉 E반을 학교 공식 희생양으로 지정하여 A, B, C, D의 네 반을 최고의 수준으로 육성하는 것이죠. 이 시스템은, "에이스의 A반, 엔드의 E반" 이라는 어구로 요약가능해요.
E반에 대한 차별은 다음과 같아요.
게다가, 이사장의 이러한 발언은 귀를 의심하게 만들고 있어요.
학원축제에서 E반의 식당 매출이 A반의 활동상황에서 기록한 매출을 거의 근소히 따라잡을 수준으로만큼 높았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사장은 자신의 아들 가쿠슈를 포함한 A반 최고의 인재 5명의 그룹인 오영걸을 불러서는, 이기는 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질책하죠. 그리고, "E반이 팔던 음식에 독을 넣어서 식중독이라도 일으켰다면 E반의 명줄을 끊었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데, 이 말에는 그 5명조차 잘못되었다고 느끼고 있어요.
이런 악질적인 차별시스템은 결국 살생님 상황이 해결된 뒤에 해체되고, 이사장도 물러나면서 막을 내렸어요.
식극의 소마 - 식극, 퇴학, 십걸평의회
작중 배경이자 요리계의 최고 명문학교로 명성이 높은 토오츠키 요리학원 내에서는 식극(食戟)이라는 특유의 요리배틀과 십걸평의회(十傑評議?)라는 10명의 재학생으로 이루어지는 기관이 권력구조를 대표하고 있어요.
식극이라는 말은 한자를 보면 상당히 섬뜩한데, 음식(食)을 상대를 꿰뚫어 죽이는 무기(戟)로 쓴다는 의미. 이것에서 패할 경우, 시작 전에 내걸었던 조건을 무조건 이행해야 해요. 나키리 에리나와 챵코(ちゃんこ - 스모선수들이 주로 먹는 특대형 전골요리)연구회의 식극에서 나키리 에리나가 이기자 챵코연구회의 부실이 즉시 중장비로 해체처분을 당한다든지 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는 교내 축제인 월향제에서의 개점장소 신청을 둘러싼 분쟁도 식극에 의존하는 등 많은 대립양상의 해법으로 식극에 호소하는 경우가 범람하고 있어요.
토오츠키 요리학원 내에서 식극에 거는 조건 이외에 사용되는 제재조치에는 퇴학처분이 있어요. 이것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퇴학만능주의인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파인 다이닝, 즉 고급 레스토랑에서 내는 세련된 고급요리가 아니니 퇴학, 모발에 헤어스프레이 등의 용품을 사용했으니 퇴학, 합숙에서 200인분 요리 판매에 실패하면 퇴학, 식극의 조건 중 상대가 원하는 것이 퇴학일 경우 패자는 퇴학, 월향제에서 적자를 낸 경우 퇴학...주요 인물 중 유키히라 소마와 타도코로 메구미가 퇴학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어요.
십걸평의회는 토오츠키 요리학원의 재학생 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10명의 걸출한 학생들로 선발된 학생자치조직인데, 현재 방영중인 3기 애니에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예상되는데, 십걸 8석인 쿠가 테루노리가 이끄는 중화요리연구회는 매운 맛의 사천요리에만 편중되어 있어서 중화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호죠 미요코가 가입을 거부하고 있고, 10석인 나키리 에리나는 파인 다이닝만이 지고지선의 요리이고 대중식사 요리는 차별받아도 된다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인 터라 다양성이 필요한 요리문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의 여지 또한 많이 남기고 있어요.
어서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 S시스템
애니의 제작사가 암살교실의 제작사인 라르케(Lerche), 2명의 감독 중 1명이 암살교실의 감독인 키시 세이지, 작중 배경인 도쿄 고도육성고등학교에서 D반을 불량품 집합소로 여기고 있는 풍조 등, 이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여러모로 암살교실과 비교대조하게 되네요.
사실, 작중의 S시스템의 실체는 확실하지 않아요. 그나마 D반 담임교사 챠바시라 사에의 발언을 통해 알려진 것은,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여 그 결과를 다음달 클래스포인트에 연동하고 이것이 1포인트당 1엔의 가치로 교내 시설에서 사용가능한 개인포인트 지급에 반영한다는 것, 구체적인 항목 및 사정내역은 실제 사회의 인사고과와 마찬가지로 비공개, 정기 및 특별시험을 통해 클래스포인트의 대폭 변동이 가능한 것, 개인포인트는 교칙의 허용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교환가능한 것 등이 있어요.
S시스템의 포인트 덕분에 1학년 A, B, C, D 네 반에서는 다음과 같은 권력구조가 형성되어 있어요.
이렇게 정리해 보았어요.
그럼 다음에는 외전의 형식으로 아래의 작품을 다루도록 할께요.
빙과, 위치크래프트워크스, 변변찮은 마술강사와 금기교전,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미카구라 학원조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