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는 각종 통계의 안쪽의 두번째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이번에는 톤이라는 단위에 대한 것.
1톤트럭, 1만톤급 화물선 등 화물운송수단의 수송력을 말할 때라든지, 아니면 대량의 화물 그 자체의 양을 가리킬 때 톤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지요. 그리고 보통 1,000kg이 1톤으로 정의되어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인데, 그럼 톤이라는 말은 의심없이 1,000kg의 동의어라고 간주해도 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혀 아니예요.
사실 톤이라는 단위가 기원 자체가 무게의 단위가 아닌데다, 용도에 따라서 크게 4가지, 무게의 단위로 쓰일 때의 정의방법에 따라서 3가지로 분류되고 있어서 톤이라고 해도 다 같은 톤이 아니라는 결론이 성립하는 것이지요. 이번에는 바로 이 톤이라는 단위의 안쪽을 다룰 거예요.
일단 톤이라는 단위는 라틴어의 tunellus라는 단어가 중세 라틴어에서 tunna으로 변한 데에서 기인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단어가 영국으로 유입되면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서 a가 e로 바뀌면서 tunne로 변하고, 그것이 더욱 줄어서 tun이 되었다가 현대영어에서 비로소 ton이라는 형태로 정착한 것. 그런데 tun이라는 단위가 원래 무게의 단위가 아니었다는 것이 꽤 반전이죠. tun은 부피의 단위로, 포도주나 꿀같은 유체의 단위였어요. 일단 역사적으로는 tun의 단위가 950-960리터의 범위내에 있으니까, 포도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물의 밀도를 생각하면 저 부피가 대략 1,000kg에 근접해 있는 게 보이기 마련이예요. 이런 사정이 있다 보니 무게의 단위로서 톤이 사용될 때에도 1,000kg 근처의 용량이 채택되었음도 알 수 있어요.
이제 톤이라는 단위가 원래 부피를 정의하는 것임을 알았으니 여기서 추론 가능한 게 하나 있어요.
그럼 용도에 따른 톤이 4가지 있으니까 그 중에 부피를 사용한 것이 있다!
정답이예요.
보통 톤이라는 단위는 선박의 크기를 나타낼 때 잘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렇게 4가지가 있어요.
저것들 중에서 총톤과 순톤은 부피에, 그리고 중량톤과 배수량은 무게에 기반하고 있어요.
총톤은 배의 내부공간 부피를, 순톤은 배의 화물수용공간 부피를 나타내는 단위로, 두 경우 모두 100세제곱피트, 즉 미터법으로는 2.83m3에 거의 근접하는 부피를 1톤으로 잡고 있어요. 이 방법은 주로 여객선이나 화객선 등에 쓰이고 있어요.
중량톤은 수송할 수 있는 화물의 무게를 나타내는데, 10만톤급 유조선이라면 당연히 배의 자중이 아닌 화물의 무게를 말하는 것이 되어요. 이 방법은 화물선뿐만 아니라 트럭, 철도화차, 민항 및 군용 수송기 등에도 적용되어 있어요.
배수량은 글자 그대로 물을 밀어낸 양인데, 자중과 밀어낸 물의 무게는 동일하니까 배수량이라는 말은 선박의 자중을 의미해요. 이것은 주로 군함의 크기를 표시할 때 쓰여요.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니라는 게 문제. 정말 조심해야 할 부분은 여기에 있어요.
무게의 단위 톤도 3가지나 있고, 표기방법이 달라요.
지금까지 우리가 써 온 톤은 맨 아래의 것이예요. 게다가 철자도 정확히 말하면 ton이 아니라 tonne. 이게 1,000kg을 의미하는 단위이고, ton이라고 쓴다면 이것은 위의 둘 중의 하나. 그래서 톤의 정의부터 확인하고 통계문헌을 읽어야 할 경우가 있어요.
이를테면 미국 에너지관리청의 석탄통계(바로가기 링크). 단위가 million short ton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이 표의 좌측 상단에 나타나 있어요.
이렇게 톤의 기원과 종류, 정의방법을 정확히 알게 되면, 여러 통계자료를 다룰 때 상당히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되어요.
특히 미국에서 발행한 통계자료에서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확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