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적인 이야기를 짜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집필에 들어가면 고민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이는 머릿속에 단순한 이미지는 존재하지만 자세한 정보가 되지는 못했기 때문이죠. 이럴 때 제가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거죠. 저 자신도 아마추어라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포럼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한 번 스토리보드 만드는 법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스토리보드란 이야기, 더 정확하게 하자면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면들을 보기 쉽게 정리해놓은 자료를 말합니다. 원래 연극영화 혹은 광고 쪽 용어이며 해당 분야에서는 각 장면을 그린 그림 등을 이용해서 만들죠. 하지만 소설용 스토리보드는 그림 설명을 넣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장면인지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준비물
화이트보드나 스케치북 등 적당한 사이즈의 판
적당한 사이즈의 포스트-잇이나 메모지&테이프 등 탈착이 가능한 적당한 사이즈의 종이.
시놉시스 형식으로 짧게 정리한 스토리
필기구
만들기
자신이 준비한 판을 가로로 길게 놓으세요.
자신이 익숙한 스토리 구조에 맞추어 열을 나눕시다. 예를 들어,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익숙하시다면 5열, “기, 승, 전, 결”에 익숙하시다면 4열, “도입, 전개, 결말”에 익숙하시다면 3열로 나누시면 되겠습니다. (줄을 그을 필요는 없지만 각 열 메모장이나 포스트잇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너비로 나눠주세요)
각각의 열에 필요한 내용의 수만큼 행을 나눕니다. 예를 들어, 발단 부분에 흔히 올 수 있는 내용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재미있는 장면(훅)”, “주역들과 배경에 대해 보여줄 수 있는 일상 장면”, 마지막으로 “작품 주제 혹은 그에 관한 화두 던지기 장면” 정도가 있죠. 여기에 맞춘다면 발단을 3행으로 나누면 될 것 같습니다. (2와 마찬가지)
이제 포스트잇이나 메모지를 꺼내서 종이 하나당 한 장면에 대해 쓰도록 합시다. 장면들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겠군요.
시놉시스의 내용과 보드의 양식(2~3)에 맞추어 쓴 장면.
시놉시스의 내용을 바탕으로 썼지만 보드의 양식은 고려하지 않고 써낸 장면
시놉시스에도 보드의 양식에도 없었지만 꼭 넣고 싶다고 생각해서 써낸 장면
각각의 장면을 담은 메모지를 보드 위의 적당한 칸에 붙이도록 합시다. 만약에 보드 위에서 붙일 곳을 찾지 못하겠다면 바로 버리지는 마시고 보드 구석에 적당히 붙여놓길 추천합니다.
5의 과정을 거쳐 초안이 완성된다면 이를 검토합시다. 무언가 이상한 것은 없는지, 장면끼리 중복되거나 충돌하는 것은 없는지 혹은 두 장면을 합치는 것이 가능한 장면을 없는가도 찾아보도록 하죠.
6의 과정이 끝나면 장면들을 재배치합니다.
6~7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반복합니다.
완성! 이제 해당 내용대로 작품을 쓰시면 어떤 장면을 쓸지 고민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듭니다.
P.S. 정작 저는 이번 원고를 쓰면서 시간이 없어서 스토리보드를 만들지 못해 고생했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여러분 중 혹시라도 스토리보드를 사용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저처럼 고생하시지 마시고 미리미리 만들어두세요.
P.S. 2. 원래 공작창이나 아트홀에 쓰려고 했던 내용인데 너무 비전문적이고 한 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이라 대강당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지우고 타 게시판으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