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라는 말도 부족할만큼 덥디더운 요즘.
이미 24절기상 입추를 넘은지도 오래 되었고 다음주에는 처서를 맞이하는데 여전히 더운 날씨는 지속되고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이 있다면 물이 다소 차가와진 점과 오늘 비가 왔다는 것일까요.
이번 여름의 더위를 계기로 바뀐 것들이 상당히 많이 있어요.
대략 몇가지를 거론해 본다면, 폭염경보의 일상화,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대규모 저항의 표면화, 농담으로만 여겨졌던 현상의 발현, 그리고 비나 태풍같은 특정 기상현상에 대한 태도의 변화 같은 것일까요?
기상관측사상 전세계가 가장 더웠다는데, 역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게다가, 보통 대구 및 경북 내륙지역이 혹서로 악명높아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게 보통이었는데, 올해에는 경북 울릉군을 제외한 전국 전지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날마저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더워졌어요. 체온보다 더 높아서 열이 몸을 뚫고 들어오는 패턴이 일상화되기까지 하여, 중부지방은 냉대기후대, 남부지방은 온대기후대인 우리나라의 기후적 특성이 더 이상 맞는 건가 싶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이전부터 말이 많았던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폭발이 표면화되었어요.
사실 에너지자원을 아껴써야 하는 것은 맞고, 그래서 누진제의 도입취지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누진제는 해외의 다른 사례보다도 특히 극단적이라는 것이 문제인데다 산업자원부와 한전의 해명이 상당히 궁색하고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바람에 제대로 역풍을 맞고 말았어요. 게다가 감사원의 권고를 4년간 무시한 것까지 드러나서 그 해명의 정당성까지 상실해 버렸어요. 앞으로의 에너지정책이 좋은 방향으로 흐르기를 기대하지만, 시스템을 개선하기보다 개인에 내핍을 강요하는 그런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전기요금 관련문제가 미봉책으로 흐를 수 있으니 이것도 경계해야겠어요.
더위가 무섭다 보니 농담이 농담이 아니게 된 사례 또한 벌어지고 있어요.
기온이 38-39도 정도면 닭의 체온과 비슷한 수준이라서, 상온에 놔둔 유정란이 부화하여 병아리가 태어나기까지 했어요. 이것 말고도 현실에 드러나게 된 것은 얼마든지 있을 것 같은데, 또 뭐가 있으려나요...
태풍이 뜨거운 공기덩어리를 밀어내 버리기를 희망하는 목소리도 들리는 요즘, 저도 생각이 바뀐 게 있어요.
비오는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만큼은 달랐어요.
폭염으로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게다가 올해는 추석 연휴가 9월 중순에 걸쳐있다 보니 날씨 감각이 여러모로 다를 것같아요.
올해에 여름옷을 마지막으로 입는 날도 대폭 늦춰질 것 같아요.
그리고, 9월이 시작하면 대중교통의 에어컨 가동중단이 동반되는 관행도 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늦더위를 잘 이겨내시고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