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소란한 보통날'.
1. 지지난주 즈음에 거래처에 물건 갖다주고 오는 김에 용산 아이파크몰에 들렀습니다. 목적은 아이파크몰에 있는 건담베이스 였는데, 처음엔 패션관과 리빙관이 헷갈려서 몇분정도 헤메다가 표지 보고 간신히 찾았는데 입구에서부터 사람 크기의 초대형 건담 입상(1/12 스케일, 약 150cm)이 위풍당당하게 맞아주더군요. 들어가보니 그야말로 신세계. 우선 입구에는 플레이모빌과 영공방의 목제 조립 키트 부스가 있고 그 옆에 건담 베이스가 위치해 있는데, 정말 통장에 돈이 부족한게 한탄스러울만큼 행복했습니다. 해서 저번부터 사고싶었던 건프라 하나와 스타워즈 키트 하나씩 집어오고 그 옆에 있는 플레이모빌 부스에서 추가로 플레이모빌 두개 사왔습니다.
2. 집에 요상한 굿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는 작가 분들 책 사는 김에 모아둔 알라딘 마일리지를 써서 비틀즈 북마크를 추가로 입수했습니다. 3종 택1로 내용물은 세개 모두 같고(HELP! 4종 x2, APPLE x8, THE BEATLES x7, ONE x7로 총합 30개), 외부 틴케이스만 HELP!, APPLE,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3개로 저는 후추상사의 외로운 마음 모임 악단 선택. 틴 케이스가 생각보다 꽤 작은 편이었는데, 어차피 본목적이 책갈피인걸 감안하면 아기자기 하니 예쁩니다. 아울러 기대한건 아니지만 책갈피도 금속 재질이라 흔들면 찰랑찰랑 소리가 나더군요.
또 최근에 책 사는 김에 마일리지 써서 지난 3월 최고의 화제였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진행되던 당시에 풀었던 'AlphaGo Resigns' 마우스패드를 이제야 입수했습니다. 제4국 최후의 대국 화면을 바탕으로 알파고의 "알파고가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백 불계승' 결과가 대국정보에 추가되었습니다." 팝업이 띄워진 그 모습을 그대로 마우스패드로 만든 물건입죠. 인쇄 품질이 영 허여멀건해서 별로 맘에 들진 않지만 어쨌든 3천원 밖에 안하는 물건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3. 웹툰 '죽음에 관하여' 단행본 세트와 호시노 유키노부의 SF만화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를 구매했습니다. 후자는 그림체가 상당히 옛날 풍(요컨대 요즘 말하는 모에계 화풍과는 전혀 동떨어진 화풍입니다.)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극 중의 요소와 시너지를 일으켜서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건 역시 이 책을 구매하는 동기가 되었던 에피소드 '경귀전(鯨鬼傳)'. 1800년대 중반 일본으로 표류해온 이방인과 현재의 큐슈 지방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방인이 한쪽 다리를 잃고 목발을 짚고 있다는 점이나, 후에 고래 작살을 들고 고래에게 덤벼드는 모습, 그리고 후반에 등장한 고래가 하얀 피부의 거대한 항유고래라는걸 보면 이 이방인의 정체는 대충 눈치채실 수 있으시겠죠. 여튼 이 에피소드 하나만 믿고 이 책을 산 만큼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이방인 고래잡이의 절규 "MOBY DICK!!!"의 카리스마는 가히 압권.
책의 제목은 마지막 5화의 제목이기도 한데, 여기서는 현재는 멸종했지만 과거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했던 거대한 공룡을, 마찬가지로 항공모함이라는 신병기의 부각과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지며 종말을 맞이한 전함에 빗대는 제목입니다. 여기서는 나치 독일이 건조했던 야마토급 이전 세계 최대의 거함이었던 비스마르크가 주역으로 등장하죠. 이외 1화 레드 체플린에서는 나치 독일의 항공모함 그라프 체펠린이 소련에게 노획되어 일명 레드 체펠린으로 불리어진다던지 하고 있고 4화 죄의 섬에서는 멸종한 스텔라 바다소를 유전자 조작으로 고래만한 덩치로 키운 초거대 바다소가 나온다던지, 3화 아웃버스트를 제외한 나머지 4개의 에피소드는 바다를 무대로 하여 전함, 항모, 잠수함 같은 해상 병기나 스텔라 바다소, 항유고래, 어룡(네시)같은 초거대 해양 생물들이 주역으로 나오며 그들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구성입니다.
죽음에 관하여는 이름 그대로 죽음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웹툰인데, 일명 신이라 불리우는 주인공을 메인으로 하여 각 화마다 죽음에 이르렀거나, 죽기 직전 혼수상태에 들어선 이들이 저승에서 신과 만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 생전에 죄를 저질렀다면 죗값을 치룬다던지 아니면 신에게 이야기 같은걸 털어놓고 환생에 이르는게 대강의 내용입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를 따로 뽑아보자면 12화, 어느 아저씨가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자신의 아버지가 어떤 감정을 품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면서 자식에게 별로 해준 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자식이 대견하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고 행복해합니다. (이야기를 듣던 신도 "멋진 아버지군"이라고 맞장구 쳐주는 모습이 포인트.)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이제 가자는 신의 말에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환생문까지 걷더니, 문 앞에서는 그때까지 손에 들고 있던 양복 상의를 걸치고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에 마치 직장에서 아무리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더라도, 집에 들어갈때 만큼은 가족들에게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당당하게 들어서는 우리네 아버지들처럼 당당하게 환생문으로 걸어나가는 모습 (덤으로 각 에피소드마다 BGM이 딸려있는데, 이 편의 BGM 제목은 SUPERMAN.).
4. ...까지는 진지한 근황 이야기였고, 언제나 돌아오는 지름 보고 시간입니다.
원더페스티벌 한정으로 발매된 figma EX-27 시부야 린 저지 버전(오른쪽)과 EX-28 시마무라 우즈키 저지 버전(왼쪽)입니다. 퀄리티를 믿고 사는 figma인만큼 캐릭터의 재현도나 분위기는 흠잡을데 없는 작중 그 모습 그대로. 시부린 쪽은 아무런 소품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을 재현 할 수 있는 팔 하박 파츠만이 신규로 들어가 있고, 시마무 쪽에는 수건과 에너지 드링크가 소품으로 제공됩니다. 둘 모두 공통적으로 표정 파츠는 사복 버전과도 다른 표정으로 2종이 부속되어 있으며, 땀방울 재현을 위한 주얼 씰이 추가로 부속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복장의 구조 특성상 가동률이 별로 좋지 않던 사복 버전과 다르게, 처음부터 활동성을 강조한 트레이닝 복 차림이기에 가동성이 훨씬 나은듯한 기분은 덤.
플레이모빌은 독일에서 시작된 일련의 완구 시리즈로, 퀄리티가 매우 뛰어난 피겨와 다종다양한 알록달록한 소품이나 조립이 필요한 탈것과 건물 등으로 세계적으로 상당히 인기 있는 완구입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피겨의 얼굴이나 소품 상당수는 다중 사출 기술로 여러가지 색깔의 플라스틱을 하나로 합쳐서 세월에 의해 변색이 될 지언정 결코 지워지지는 않아 언제나 처음의 퀄리티가 그대로 유지되는 점이 특징. 사진에서 피겨의 눈과 입은 먼저 살색 플라스틱으로 속이 빈 그릇 형태의, 눈과 입 구멍이 파인 머리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갈색 플라스틱을 부어 눈과 입구멍을 채우는 식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얼굴 표정이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변치않는 점은 캐릭터 상품으로서 긍정적인 요소죠.
여튼 이 소방 대원의 경우 형광 오렌지색 방염복이 생각 이상으로 예쁩니다. 카트에 실린 소화기와 드럼통, 불꽃 3개가 소품으로 제공되고, 피겨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불꽃도 마찬가지로 다충 사출로 주황색과 노란색이 섞여있어서 꽤 그럴싸합니다.
특히 피겨는 산소 마스크도 딸려있고 방염복의 안면도 투명 부품으로 꼼꼼하게 마감되어 있는 점이 좋습니다. 방염복의 구조 특성상 일반적인 플레이모빌 피겨보다 약간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히고 있어서 자립을 위한 받침대가 동봉되는데 없어도 자립에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피겨 자체에는 검과 랜턴, 원숭이와 모자가 부속되고 악세사리로 보물상자와 금색으로 사출된 4가지 종류의 보물이 동봉됩니다.
이쪽도 마찬가지로 검은 은색 본체에 금색 코등이가 따로 사출되어 있고, 랜턴도 흑철색 몸체에 노란색으로 내부가 채워져 있습니다. 보물상자의 경우도 처음엔 도색인가 했지만 구조를 보아 마찬가지로 먼저 갈색으로 바탕이 되는 몸체를 만들고 그 위에 금색 장식을 추가로 사출해 조립한 형태로 보입니다. 역시 이런 꼼꼼함과 정교함을 보면 과연 메이드 인 저먼! 소리가 절로 나오는 훌륭한 퀄리티. 대신, 피겨의 복장만큼은 프린팅이라 세월이 지남에 따라 훼손될 수는 있습니다.
패키지에 해적선이 그려져있음을 보아, 선장님 혼자만 무인도에 상륙해 보물상자를 발굴하는 컨셉인 모양입니다.
지금은 악세사리고 뭐고 다 잃어버리고 본체만 덜렁 남아있습니다. 사실 저걸 입수하고 나서 거의 10년만에 다시 산게 지금 소개해드리는 두 친구인데, 10년 전에도 해적 선장이더니 10년 후인 지금도 해적 선장에 손이 가는걸 보면 이것도 인연은 인연인듯 하네요 :)
니모(흰동가리 중 퍼큘러 크라운)와 도리(블루탱) 모두 9개의 부품으로 열대어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작 중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데에서 과연 반다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열대어 특유의 화려한 체색은 전부 스티커로 재현. 기본적으로 제품 자체가 저연령층 대상인지 매뉴얼도 올 컬러 구성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고 스티커의 부착 방향도 세심하게 지정되어 있어 손쉽게 따라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투명 플레이트를 꾸밀 수 있는 데코레이션 스티커도 제공됩니다.
이름 그대로 1951년 개봉한 디즈니의 1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로, '푸른색 에이프런 드레스 + 레이스를 걸친 금발벽안 외국인(높은 확률로 영국인) 아가씨' 라는 앨리스의 모습은 사실상 이 아가씨 본인이 정형화시켰기 때문에, 창작물에 나오는 어지간한 앨리스 캐릭터의 원조나 마찬가지죠. 마찬가지로 출전이 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디즈니 컴퍼니의 마스코트 미키와 친구들을 제외하고 보면 라인업 중에선 제작연도가 가장 오래되어 사실상 이번 시즌에서는 최고참.
미니피겨로 구현화된 앨리스도 금발의 예쁘장한 아가씨. 발부분에는 구두를 묘사한 프린팅이 입혀져 있고, 특유의 에이프런 드레스는 별도 부품으로 구성되어 현실감과 입체감을 살리고 있습니다. 미니피겨 시리즈 공통 규격 디스플레이 베이스와 함께 "마셔요" 태그가 붙은 약병과 라운드 플레이트에 프린팅된 머핀이 소품으로 부속됩니다.
코토부키야의 미소녀 액션피겨 시리즈, 큐포시 브랜드로 출시된 제품 중 하나로 이름 그대로 갖고있는 큐포시 캐릭터의 호환을 위해 준비된 복장 환장용 아이템이라 머리 없는 웨이트리스 소체와 교체용 손파츠, 트레이(접시)와 물주전자, 에이프런만 제공됩니다. 그래서 현재 시점으론 갖고있는 소체가 아무것도 없어서 머리는 임시로 넨도로이드 연습복 마키의 머리를 빌려와 대충 얹어둔 상태. 소품으로 들고있는 나이프는 아트홀 리뷰로 올린 범인에 부속된 것이고 안대는 손수 만들어준 자작품.
어차피 이런 데포르메 피규어에 가동률은 딱히 의미있는 요소는 아니지만 팔다리가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에 확실히 넨도보다 갖고노는게 재밌습니다. 그렇지만 이 웨이트리스 바디는 긴치마라는 특성상 다리의 가동률이 많이 제한되는게 흠. 덤으로 구입할땐 오버니삭스 인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그냥 니삭스라 살짝 실망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