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와서 이런글이라 참으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강의를 마치고 귀가하다가 의외의 광경을 봤습니다. 예전 여자친구가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와 함께 가고 있는걸 지나가다 보게 된거죠.
언제라도 그녀석을 다시 보게 된다면 떳떳하리라 했지만 참 행복해보이는 그 녀석의 표정을 보니 뭐라 말하기 힘든 착잡함이 들더군요.
뭐 그걸 겉으로 내보이는건 사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저 웃으면서 "그래 너만 행복하면 되지...."라고 중얼거리면서 씁쓸하게 돌아섰지만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감정이 결국 오늘 술을 병째 나팔을 불게 하더군요....
패배감....그렇습니다. 순간 나는 패배한 개가 되었구나....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마자 술이 생각이 나더군요.
뭐 어차피 혼자 사는데다 친구들은 모두 세상을 뜨거나 먼 지방 또는 해외로 가버린지라 당장 술마시자고 부를 사람도 없는지라 집에 남겨놓은 칠레산 9년 숙성 포도주를 아낌없이 따고 들이켰습니다.
패배감이란 거....이것 참 한번 마음에 박혀들면 제거하기도 어려운 것이더군요. 살다보니 느낀거지만요.
뭐 제 딴에는 행복하게 해주려고 부던히도 노력을 했지만 언제나 그 노력이 노력했다고 받아들여지는건 아니고 그것이 역으로 소홀히 했다 라고 비춰질수도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패배감은 더하더군요.
예전 여친의 행복을 빌어주고 웃으면서 뒤돌아서는 멋진 Bad ass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은 저도 밴댕이 속 인듯합니다.
한병을 다 비우고 다시 생각해봐도 내가 졌구나 라는 생각으로만 귀결되는 상황이라 회복이 좀 오래걸릴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