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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론은 위험한것 같아요

프레지스티 2015.04.21 22:08:33

자기계발서라는 부류의 책들이 비판받지 않는 경우가 더욱 더 드물기는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될만한건 역시 연애계발서인데요,

전 정말 연애계발서가 싫습니다. 그냥 단순해요. 모든 연애개발서가 그렇진 않겠지만 보면 계속해서 사람의 행위를 본능적인거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싸잡아서 정당화시킵니다. 남성이 여성을 보면 흥분하는건 당연한거라던가, 여성이 남성에게 경제력을 요구하는건 당연한거다요.


이 것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보자면, 사람 역시 본능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고 그 본능대로 하는 것 자체가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아주 이상하고 비윤리적인 행위라 볼 수는 없습니다. 근데 일단, 계발서잖아요? 계발서면 본능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줘야지, 이미 알고 있고 하고 있는 본능에 의거한 행위를 계속 하라 하면 그게 뭐가 소용이 있을까요?(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도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범람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없다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본능론은... 솔직히 말해서 요즘에 와서는 무의미해져가고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고, 타인에 대한 혐오감을 정당화시키는 무서운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봐요. 예를 들면 본능적으로 저 과일은 8월에 열매를 맺는다, 이런 것도,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이나 과학 기술로 늦추거나 빠르게 할 수 있지요. 그리고, 본능이란 이유로, 타인을 혐오해하는건... 정말 무서워요. 사람이 이런 상태면 당연히 이런 행동을 하는게 옳은거다. 라는 이론을 계속해서 믿게 되면, 결국에는 그런 상태에 빠져버릴 것 같은 상태를 가진 상대까지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봅니다. 아니면 본능과 우생학이 결합함으로써 쟤는 열등한 놈이고 그건 본능적으로 결정된거기 때문에 쟤는 뭘 해도 저 꼬라지가 될거야. 저 놈을 혐오해하는건 당연한거지. 라는 식의 논리도 가능해질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된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습니다.


사실 집단 따돌림도 군중이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하는 것이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이나 동물을 보면 해꼬지를 하고 싶은 것도.... 맞아요. 본능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본능을 절제해나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봅니다. 종교나 철학을 믿으며 수행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정말 이게 옳은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어디까지가 허용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내가 본능이라 생각했고, 당연한거니까, 이게 당연한거잖아. 뭐 틀린게 있나. 라고 생각했던 것이, 언젠가 반례를 만나게 되었을 때처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큰 상흔을 남길 수도 있단 점은, 유심히 생각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