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미디어가 이상할 정도로 광고에 적대적이라서 상표에 모자이크를 하든 테이프 등을 붙여 물리적으로 막든 상호를 음성으로도 자막으로도 복자처리하는 등 별별 방법으로 가리는 일이 횡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도 예외없이 철저한 게 아니라
솽스이와 매맷값, 이런 게 국어생활...에서 비판했듯 중국기업의 프로모션 행사에는 어이없이 뚫려 버리는 행태가 있는 한편
타이레놀 품귀와 간접광고 규제의 역설 같은 문제도 발생하는 등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서 이렇게 지적해 두고 싶네요. 한국산 컨텐츠가 유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한국기업 브랜드 선호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특히, 많은 경우 국가색을 지우는 전략으로 홍보를 해 온 전략을 수십년간 관철해 왔는데다 한국 미디어가 정보공급의 경로 자체를 차단하고 있으니까 시장저변이 넓어지기를 기대할 수도 없어요.
제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해 볼께요.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매일 시청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의 민방 컨텐츠를 접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게 시청하면서 여러 브랜드를 알게 되고 실제로 그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요. NHK의 탐험팩토리(探検ファクトリー)에서는 내열유리의 명가 하리오(HARIO)를 알게 되어 그 회사의 투명 내열유리 티포트를 구매했다든지, 드라마 런치의 여왕(ランチの女王)애서는 주방용칼의 명문인 미소노(Misono)를 알게 되어 그 회사 제조의 주방용칼을 국내 정규수입총판을 통해 구입하여 쓴다든지 한 사례도 있고, 컨텐츠를 시청하면서 화면 여기저기에 나오는 단서를 통해서 소개되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도 있어요.
세계 어딘가에서 한국산 미디어를 열렬히 접하는 외국국적자 중 저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없다고는 단언할 수 없겠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제가 일본산 미디어에 등장하는 일본기업 브랜드를 알아내는 것만큼 특정할 역량이 될까요. 저는 특별한 능력은 없어요. 단지 보이는 단서를 통해 추정해 냈을 따름이죠. 탐험팩토리의 경우 직접 브랜드명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사업장의 개략적인 위치나 주요인물 등으로 역추적이 가능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미디어의 경우는 작정하고 숨기는데 대체 얼마나 가능할까요?
유행이니 트렌드니 하는 건 영속적이지 않아요.
계속 접점을 가져도 그것들이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틀어막으면 확실히 막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