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정치는 일단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 Liberal Democracy)에 기반하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불길한 전망을 하나 하고 있어요. 어쩌면, 이 사회가 자유민주주의가 금지되는 사회로 급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런 전망에는 몇 가지의 이유가 있어요.
행위보다는 행위자가 중요한 철저한 당파성, 클리셰가 되어 버린 대의명분조차 말하지 않고 목적을 밝히는 데에 충실한 태도, 법제도의 형해화, 비판을 봉쇄하려는 움직임 등의 현상이 현저해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이유에 대해 "꼬우면 너도 집권하든가" 라는 반론이 충분히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지만 할 말이 없다고도 말하지는 않을께요. 이미 이에 대해서는 이미 2015년에 쓴
무례의 일상화 - 악질 팬덤 그리고 정치인들의 공통점 제하의 글에서 다루었으니 이걸 참고해 보시는 게 좋아요.
사실 지금 우리나라가 누구의 천하인지는 더 말할 것도 없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변화는 그들이 아직 행동하지 않아서 안 일어났을 따름이라는 게 매우 꺼려져요. 표현을 바꾸자면, 있는지도 불확실한 선의(善意)에 운명을 맡긴다는 것.
그냥 대놓고 하나만 언급해볼까요? 보수정당을 위헌정당해산심판청구를 통해 해산시켜 버린다면 자유민주주의는 헌법에 있어도 무력화되어요.
정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때에는 해산된 정당의 강령(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한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보수정당의 강령은 동일한 것은 물론 비슷한 것이더라도 쓸 수 없게 된다는 의미. 이렇게 헌법의 취지는 유명무실하게 되어요. 이런 우려가 기우(杞憂)로 치부되기에는 실제로 무력화된 헌법(
국가법령정보센터 바로가기)의 조항이 있어요. 여기서는 제21조를 보면 되어요.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ㆍ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통신ㆍ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언론ㆍ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ㆍ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분명 검열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실제로 상당한 검열이 이루어지는 국가.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사전검열을 하지 않는다" 라고 헌법을 해석하여 헌법상 검열의 의미를 한정한 일종의 기교사법(技巧司法) 덕분. 즉 사후검열은 사전검열이 아니니까 금지되지 않았다는 논리. 어디선가 유행했던 말인 "팬티가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은걸?" 이 연상되지만, 기분 탓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게다가 전가의 보도같이 쓰이는 미풍양속 보전 및 청소년보호라는 명분으로 이름만 "검열" 이 아닌 조치를 시행하여 사실상 검열의 효과를 낸다든지. 이렇게 기교소녀, 아니 기교사법은 헌법에 상처를 입히지도 않으면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니 이걸 안 쓰는 게 이상할지도요.
만일 이런 문제의 조짐이 더 보인다면, 포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우선은 정치관련 게시물은 별도의 회원전용 게시판을 신설해서 옮기고 전체공개 게시물은 역시 각종 창작물 관련으로 한정해야 할지도요. 여기서 잘 알지도 못하는 언어인 핀란드어 단어인 뽀요이스(pohjois)가 생각나는데...
불길한 예감은 잘 맞는다죠.
이 예감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지 않기를 바래야겠어요. 소시민이 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