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 일본 헌정사 140년 최초로 내각총리대신으로 선출된 타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1961년생)에 대한 일본공산당(日本共産党)이나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등의 이른바 혁신계(革新系)에서 인신공격 및 여성멸시발언을 잇고 있어요. 비록 당이나 언론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지만, 그러한 혐오발언에 정면으로 반대하지 않는 것에서도 그 기저가 추측되고 있어요.
이 언론보도에 소개된 내용을 옮겨 볼께요.
(공산당 이케우치 사오리씨 "오해다" "타카이치 총리가 현지처라고 의도하지 않았다" 해명에도..."당신의 속마음", 2025년 11월 5일 산케이신문 기사, 일본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1946년생) 대통령과 타카이치 수상의 친밀한 모습에 대해 일본공산당 당원이자 중의원 경력이 있는 이케우치 사오리(池内沙織, 1982년생)가 X(옛 트위터)에 "타카이치씨를 보면서, "현지처" 라는 슬픈 말을 떠올립니다(高市氏をみながら、『現地妻』という悲しい言葉を思い出す)" 라고 쓴 게 문제의 발단. 여기에 대해서는 여론이 매우 험악할 뿐만 아니라 발언의 기저에 뿌리내린 여성멸시를 지적하는 여론도 적지 않아요. 그런데 이케우치는 "타카이치 총리가 현지처라고 의도하고 쓴 건 아니었습니다" 라든지 "여성차별구조를 강화하는 듯한 언동에 단호히 맞서고 개인의 존엄을 존중하는 정치실현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라든지 변명을 하고 있어요. 이게 사죄가 안되는 것은 당연한 일. 심지어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일본에 귀화한 외교평론가 안드리 이호로비치 나자렌코(Андрій Ігорович Назаренко, 1995년생)도 "누구도 오해안했다. 여성의 존중을 마음으로부터 존중하는 사람은 현지처니 캬바쿠라 아가씨 외교 같은 것에 처음부터 생각치도 않는다. 차별하는 마음이 있으니 처음부터 가능한 발상(誰も誤解してない。女性の尊厳を心から尊重する人は『現地妻』とか『キャバ嬢外交』とかそもそも思いつきもしない。差別心があって初めてできる発想)" 이라고 지적할 정도였어요. 일본어를 제1언어로 쓰지 않는 나자렌코가 이케우치보다도 더 정확하게 의견을 전달하는 데에서 이미 이 논란은 볼 것도 없어요.
이외에도 일본보수당(日本保守党)의 아리모토 카오리(有本香, 1962년생) 사무총장도 "오해 따위는 초래하지 않았어요. 당신의 투고가 끔찍한 "여성에의 차별" 그 자체(誤解なんか招いていません。あなたの投稿こそが、おぞましい『女性への差別』そのもの)" 라고 발언했다든지 사가현 타케오시(佐賀県武雄市) 시장을 역임한 정치인 및 기업가인 히와타시 케이스케(樋渡啓祐, 1969년생) 또한 "사죄가 안 되어 있다. 오해는 초래하지 않고 있다. 당신의 속마음(謝罪になっていない。誤解は招いていない。あなたの本音)" 이라고 비판했어요.
한편,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의 저널리스트 사토 아키라(佐藤章, 1969년생)는 타카이치 수상이 칠레의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 1986년생)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을 거는 모습을 거론하면서 "타카이치, 역시 "좋은 나라 만들자 캬바쿠라 막부" 노선이구나. 어떻게 "유리천장" 에 근접했는지가 빤히 보이네(高市、やっぱり『いい国作ろうキャバクラ幕府』路線だね。どうやって『ガラスの天井』に近づいたのかモロわかりだね)" 등으로 비하했어요. 참고로 캬바쿠라 막부 비유는, 일본사에서 1192년에 카마쿠라 막부(鎌倉幕府)가 성립한 것에 대해 일본사(日本史) 과목에서 학생들이 연도를 외울 때 "이이쿠니 츠쿠로오 카마쿠라바쿠후" 라고 외울 때 1192년의 연도 부분을 이(1), 이(1), 쿠(9), 니(2)로 이어서 외우는 고로아와세(語呂合わせ)에다, 젊고 품위있는 미녀 종업원이 부유한 상류층 남성고객을 접대하는 고급 풍속업소인 캬바쿠라가 카마쿠라와 발음이 비슷한 점을 유용하여 만든 것. 이런 것 이외에도 정치단체 무소속연합(無所属連合) 출신으로 참의원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후지무라 아키코(藤村晃子, 1973년생)는 미 해군의 요코스카기지(横須賀基地)에 미일 양국정상이 방문하여 타카이치 수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옆에서 주먹을 쥐고 뛴 것에 대해 "타카이치 어쩌고 하는 기분나쁜 물체(高市とかいうキモい物体)" 운운하는 포스트를 쓰기도 했어요.
타카이치 사나에 개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든 이전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1957년생) 내각의 인물이 몇몇 기용된 타카이치 내각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든 그건 그들의 고유한 관점이니 그들의 문제일 뿐이예요. 그런데 비판이 발언자의 품격을 여지없이 박살내는 것은 물론 비판 그 자체도 대체 뭘 말하려는지 전혀 전달되지 않고 그 기저에 내재된 뿌리깊은 차별의식과 위선만이 더욱 부각될 따름이예요.
올해 1월에 쓴
"장어는 부르주아의 식사인가" 라는 논쟁 제하의 글에서 다루었던 장어요리 식사를 둘러싼 일본공산당 인사들의 내홍(内訌)도 기괴하고 비생산적이었는데 이번의 타카이치에 대한 문제발언은 그때의 것은 어수룩한 장난 수준밖에 안 되었어요. 갈수록 이렇게 한심해지는 행보가 참으로 혁신적이예요. 그러니 일본공산당은 가면 갈수록 지지기반이 약해지고 혁신계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어요. 마침 혁신계의 위인인 무라야마 토미이치(村山富市, 1924-2025) 전 총리가 고인이 된 이 시점에서 일본의 혁신계는 이미 황혼기도 지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