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5일 4시 18분에 해저화산분화로 동일본대지진을 능가하여 거대쓰나미가 발생하여 일본을 덮친다는 내용의 유언비어가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오늘 보시다시피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만화가 타츠키 료(たつき諒, 1954년생)의 1999년 출간 만화책 내가 본 미래(私が見た未来)에서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과 2020년의 코로나19 판데믹을 예언했고 이후 발행된 완전판에서는 2025년 7월에 일본을 덮치는 대재난이 일어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은 살이 붙어서 아예 2025년 7월 5일 4시 18분이라는 정확한 시점까지 제시된 유언비어로까지 번졌는데 실상은 어떻습니까?
여기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점술가로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 대통령의 암살을 예견했다는 진 딕슨(Jeane Dixon, 1907-1997)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진 딕슨이 적중한 예언 중에는 빗나간 것도 상당히 많습니다. 196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월터 루서(Walter Reuther, 1907-1970)의 당선을 예견한 것이라든지, 캐나다의 총리 피에르 트뤼도(Pierre Trudeau, 1919-2000)와 당시 부인인 마가렛 싱클레어(Margaret Sinclair, 1948년생)가 득녀할 것이라든지, 소련이 달에 인간을 처음으로 착륙시킬 것이라고 예견한 것이라든지, 베트남전쟁이 1968년에 종결될 것이라든지, 멕시코가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든지 등을 예언했는데 이것들은 전부 다 틀렸습니다. 2025년에서 2037년 사이에 중국이 소련에 선전포고를 하고 중국이 이길 것이라고도 예언했는데, 현재는 소련이 없고 2025년은 절반 넘게 지나가 있습니다. 하지만 케네디의 암살을 예견한 이 큰 사건 하나를 두고 진 딕슨을 희대의 예언가로 칭송한 이런 진 딕슨 효과(Jeane Dixon Effect)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었습니다.
7월 하니까 이것도 생각나는군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중 1999년 7월에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올 거라고 했는데 글쎄요. 저는 당시 카투사로서 군복무중이었는데 당시 부대가 위치한 지역이 홍수로 시달려서 매일 미군계통에 지역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서 보고하느라 하늘의 상황을 늘 잘 알고 있었고, 비가 내려오는 건 확실히 잘 파악했는데 그 공포의 대왕은 비오는 중에도 비가 걷힌 후에도 본 적이 없습니다.
타츠키 료의 그 만화책을 출간한 아스카신샤(飛鳥新社)는 일본국내에서 그 책을 100만부 넘게 팔았다는데 정가가 1,200엔인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그 책으로 12억엔의 매출은 올렸을 게 분명합니다. 해외출간도 되었으니 그 수입을 합하면 맨 앞자리가 달라질 수도 있갰습니다. 그렇게 돈은 벌었는데 날이 다가올수록 말이 달라져 왔는데 이제 뒷감당은 어떻게 할지. 이렇게 혹세무민하는 방식으로 창의적인 돈벌이를 하는 게 참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