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컨텐츠가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되는 과정에서 "정직(正直)" 과 "솔직(率直)" 은 그대로 정직하게도 솔직하게도 번역되지 않는 게 상례화되어 있어요.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조금 해 볼께요.
일본어에서는 "정직" 단어의 발음은 "쇼-지키(しょうじき)" 인 한편, "솔직" 단어의 발음은 "솟쵸쿠(そっちょく)". 일단 발음에서도 크게 다른 것이 보여요. 의미도 곧고 거짓이 없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보니 두 어휘는 호환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게다가 한국어에서는 대체로 "정직히 말하다" 라기보다는 "솔직히 말하다" 가 더 일반적이다 보니 일한번역에서는 일본어의 "정직" 은 일본어 발음이 "쇼-지키" 로 한국어의 "솔직히" 와 매우 유사하다 보니 사실상 이렇게 번역되는 것이 표준으로 정착해 있어요.
그런데 간혹 그 관행에도 예외는 발생하고 있어요. 
우선은 NHK의 드라마 정직부동산(正直不動産)의 사례. 아예 드라마의 제호 자체가 한자로 제시되어 있는데다 드라마의 내용이 거짓말을 전혀 못하게 된 부동산거래회사의 영업사원이 겪는 이야기이다 보니 아무래도 비즈니스의 세계가 중심이고 그래서 "정직" 쪽이 더 어울려서 정직부동산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소개되었어요.
예의 두 어휘가 동시에 등장하는 그다지 흔치 않은 경우도 있어요. 반다이남코픽쳐스 제작의 장편 골프 애니메이션인 버디윙 골프걸즈스토리(BIRDIE WING ゴルフガールズストーリー)가 그 사례로, 대사에 "정직" 도 "솔직" 도 다 나오는데 일본어에서는 분명 달리 나오는데 한국어자막에서는 모두 "솔직" 으로 번역되어 나와 있어요. 
이게 옳다 저게 옳다 등으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지만, 번역에서 관행이 늘 통용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어요. 저라면 원문을 살리는 쪽에 좀 더 충실히 하는 경향을 추종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