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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阿附)라는 말을 쓸 계제인가

마드리갈 2025.02.11 01:52:10
최근에 미일정상회담이 있었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1946년생)가 다시 미국의 대통령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1957년생) 내각총리대신이 백악관을 방문하여 미일 양국간의 현안을 논의한 것은 물론 미국에 대한 1조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금색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에 맞추어 금도금 투구도 선물했어요. 이렇게 미일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었고, 양국의 첨예한 대립을 빚었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타협안인 일본제철의 대거 투자로 선회했어요.

이것을 아부(阿附)라고 보는 시각이 국내언론에 팽배해요.
아부란,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린다는 의미로 당연히 그 함의가 좋을 수 없는데, 대표적인 기사를 두 건 소개해 볼께요.
[만물상] 아부의 기술, 2025년 2월 9일 조선일보 기사
"신이 당신을 구했다"… 트럼프 녹인 이시바 '아부의 기술', 2025년 2월 10일 조선일보 기사

정치가가 국익을 위해 외교무대에 나서면서 타국의 그 자체와 지도자와 국민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 양국이 만났으니 상대에 대해서 존중과 경의를 표하는 것이 저렇게 비하될만한 성격일까요? 그럴 것 같으면 의전이고 뭐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개인간에도 존중과 배려는 말할 것도 없는데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옳은 것일까요?

오늘인 2월 11일은 마침 일본의 건국기념일(建国記念日)이기도 하네요.
재흥을 위해 수상부터 솔선수범하여 변화하는 이런 일본이 이렇게 무섭게 변화하는 모습 속에 건국기념일을 맞는 것에 일말의 위기의식은 없는 것일까요. 몇몇 제품이나 컨텐츠에서 실적이 앞섰다고 일본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니 밟고 지나가도 무방하다 보는 시각이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여론조성의 길잡이가 될 언론조차도 이러니,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정리되네요. 지금, 아부(阿附)라는 말을 쓸 계제인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