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대표적인 표기방법인 모아쓰기에 대해서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어제 글인
주말을 엄습했던 몇 가지 사안에 대해에서 언급했던 노트북에서 특정 키만 집요하게 눌리지 않는 문제가 지속되는 현상을 겪으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문자표기방식이 없다는 것이 실감나고 있어요.
한글의 모아쓰기는 일단 장점이 많아요.
음절의 수와 단어의 길이가 일치하는데다 개별 음절이 표현된 문자도 가독성이 매우 좋아요. 이런 장점이 있는 문자는 그 존재를 알고 있는 언어에서는 다른 아는 바가 없어요. 아랍어, 페르시아어, 히브리어 등의 경우에도 모아쓰기가 있긴 하지만 그건 정확한 발음을 표기할 때나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일반적으로는 자음만이 사용될 뿐 모음이 따로 표현되지 않아요. 일본어 문자체계인 히라가나(ひらがな) 및 카타카나(カタカナ)의 경우는 필사의 원칙적으로는 모아쓰기가 없는 대신 예외적으로 탁음(濁音) 및 반탁음(半濁音)에서 모아쓰기가 나타나는 한편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디지탈디바이스에서는 변환(変換)이라는 과정에서 모아쓰기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예요. 또한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의 로마자를 쓰는 언어의 표기라든지 러시아어처럼 키릴알파벳을 쓰는 언어의 표기에서는 모음은 물론 자음도 파생형이 있다 보니 이것 또한 모아쓰기로 볼 수는 있겠지만, 한글에서처럼 전면적이지는 않아요. 독일어에서는 변모음인 움라우트(Umlaut)라든지 에스체트(ß) 등의 특별한 자모음이 있지만 A, O 및 U의 각 변모음인 Ä. Ö 및 Ü는 별도의 키에 할당되어 있는데다 ß 또한 그러해서 간섭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아요.
현재 제 노트북 키보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키는 "R" 하나뿐.
이것은 로마자를 쓰는 언어를 입력할 경우 일단 대문자와 소문자를 따서 붙이면 되어요. 그러나 한글의 경우는 해당 키에 할당된 글자인 "ㄱ" 이 들어가는 모든 글자가 영향을 받아서 물리키보드로는 입력이 반드시 된다는 보장이 없어서 터치키보드를 띄워 쓰기도 하고 있어요. 불편하지만 그래도 아예 안 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일상의 활동을 영위해 나가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