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튀는지 예측할 수 없는 저의 관심영역은 요즘 항만(港湾, Port)과 선박(船舶, Vessel)의 규격으로도 이행해 있어요. 특히 폴리포닉 월드에서는 해양환경이 현실세계와 다른 점이 꽤 있다 보니 그것을 위한 조사이기도 해요.
폴리포닉 월드의 지구는 현실세계에 비해 근소히 크고 육지면적도 좀 더 넓어요. 현실세계에 없는 육지도 있다든지 현실세계에 있는 섬이 더욱 커졌다든지 하는 게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해양이 좁아진 것도 아니고, 해양면적은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죠. 즉 늘어난 지구의 크기에 맞춰 표면적이 넓어지되 그 증가분의 대부분이 육지에 가서 해양면적이 거의 변화없는 그런 양상이라는 것.
그리고 해양의 변화라면 이 정도가 될 거예요. 대체로 더 깊어진 수심, 보다 낮아진 수온, 해수에 녹아 있는 이온의 다양화 및 보다 다채롭고 풍부하게 조성된 해양생태계 정도가 주요한 차이. 물론 내수면인 강 및 호수 또한 이에 맞게 깊어져 있어요.
그렇게 달라진 조건하에서 항만과 선박의 규격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고, 전략적 중요성이 큰 주요도시의 항만은 범용성(汎用性, Versatility)이 중시되기 마련이죠. 즉 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인 흘수(吃水, Draft(미국영어)/Draught(영국영어))가 비교적 얕은 컨테이너선이나 페리 등은 물론 배수량(排水量, Displacement)에 비해 흘수가 깊은 구축함이나 선체 자체가 커서 흘수가 깊을 수밖에 없는 항공모함 등의 군함이라든지 유조선이나 광석벌크선같이 흘수가 극단적으로 깊은 상선에도 모두 대응가능하려면 흘수는 꽤 커야 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항만의 깊이는 흘수 이외에도 선박의 용골과 해저 사이의 거리인 선저여유수심(Under-Keel Clearance, UKC)도 필요한 법이죠. 특히 세계각국의 상선들이 빈번히 오가는 자연수로 중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및 인도네시아 사이의 좁은 바다인 말라카해협(Strait of Malacca)은 매우 얕아서 유조선 등의 흘수가 깊은 배가 거의 해저에 스칠 수도 있을 정도라고 해요.
그런 점을 감안하여 내린 결론은 대략 이러해요.
중량톤 기준 500,000톤의 초대형 유조선이나 광석벌크선까지 유치가능한 범용성 있는 항만의 깊이는 흘수선 125피트(=38.1m)와 선저여유수심 25피트(=7.62m)를 더한 150피트(=45.72m)는 되어야 한다는 것. 현실세계의 주요 무역항의 깊이가 20m(=65피트 8인치) 이내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여유있는 깊이라는 게 이렇게 증명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