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철도가 그다지 큰 관심사가 아닙니다. 비교적 좁은 면적에 인구가 많은 국토상황에서 철도처럼 대량수송과 정시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습니다만 실제로 철도망이 좀 늘어난 것은 경부고속철도 개통 이후의 일이고 여전히 철도네트워크의 양적확대는 지지부진합니다.
이런 상황하에서 흔히 케이블카(Cable Car) 또는 로프웨이(Ropeway)라고 불리는 강삭철도(鋼索鉄道)는 더더욱 관심을 끌기가 어려운데다 국내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적대감이 뿌리깊기까지 합니다. 케이블카를 건설하면 환경파괴로 이어진다는 주장 덕분에 1982년부터 논란이 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2023년 11월 20일에 착공이 시작되어 2026년초에 개업할 것이 예상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 기사를 참조하셔도 되겠습니다.
사실 강삭철도 반대논거의 하나인 환경파괴에의 우려도 전혀 근거없지는 않습니다만, 간과해서는 안될 게 있습니다. 사실 정말 환경파괴를 막으려면 사람이 입산 자체를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사람이 도보로 등산하면서 나는 길로 인해서 발생하는 생태계의 분단은 아주 지속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당장 동네 주변의 산길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도 사실 지속적으로 사람이 다니는 땅이 불모지(不毛地)가 되어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 경우 철탑의 설치에 필요한 일부의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인간의 출입 자체가 아예 차단되는 강삭철도가 오히려 더 친환경적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음악 한 곡을 소개해 드립니다.
1880년에 개업한 이탈리아 나폴리(Napoli) 소재 베수비오화산 강삭철도선(Funicolare Vesuviana)을 홍보하기 위해 운영회사측의 의뢰로 작곡가 루이지 덴차(Luigi Denza, 1846-1922)가 멜로디를 만들고 언론인 쥬세페 투르코(Giuseppe Turco, 1846-1903)가 가사를 써 완성한 노래인 푸니쿨리 푸니쿨라(Funiculì funiculà). 문제의 강삭철도선은 1906년의 휴업 및 1910년의 영업재개 등의 우여곡절 끝에 결국 1944년에 베수비오화산이 분화하면서 파괴되었습니다만, 노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