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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입니다.

Lester 2024.07.25 22:22:42

요즘 날씨가 진짜 엉망진창입니다. 뉴스에 나온 것처럼 습도도 이상하리만큼 높아서 별 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쉽게 납니다.


지난주는 안경다리가 부러져서 주문해서 만든 새 안경테가 도착할 때까지 1주일 동안 청테이프로 대충 수선해서 쓰고 다녔죠. 그리고 오늘은 비가 안 오겠구나 싶어서 창문을 좀 활짝 열어두고 영어회화 모임에 참석했는데, 하필 2차 가려고 할 때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서 부랴부랴 귀가했습니다. 우산도 안 가지고 나온 상황이라 흠뻑 젖어버렸고, 카카오택시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시트가 젖을까봐 싫어서인지 만원사례라 그런지 한 대도 안 잡히더군요. 결국 물걸레 꼴이 된 채로 버스로 반절 정도 이동했다가 다시 시도했지만 안 잡혀서 거의 해탈할 지경이었는데, 다행히 빈차 등을 켜놓고 지나가던 택시를 반억지로 잡아서 타고 귀가했습니다.


생각보다 발코니에 물이 넘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네요. (영어회화 모임 장소인) 판교야 직장인들이 차로 출근하거나 만약을 대비해 우산을 갖고 나오지만 프리랜서라서 밖에 나올 일이 없는 저로서는 제대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냥 집에서 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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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인 번역은 그럭저럭 잘 되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맡은 작업은 (역시 중국계 개발진이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내용 이해에 대한 자료가 하나도 안 와서 복장이 터질 노릇입니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자료도 질문에 대한 답변도 없어서 환장하겠어요. 일단 모두 반말로 번역해두고 나중에 내용이 이해됐을 때 필요한 부분만 말투를 고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만, 결국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꼴이라 답답합니다.


다른 프로젝트의 경우 답변은 재깍재깍 오는데, 이번엔 어떤 플레이어가 '이 번역은 이상하다'면서 계속 의견을 줘서 슬슬 피곤해지는 상황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해당 게임을 많이 안 해본 저 대신 숙지가 잘 돼서 문제점을 쉽게 찾아내는 것이고, 번역 품질의 향상에 도움이 되며, 완전 억지도 아니므로 싫어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 더위와 습도 탓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어서인지,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좋은 의견이네요. 제보 감사합니다. 반영하겠습니다.' 하면 되는 걸, "왜 이렇게 시비를 못 걸어서 안달이지" 비슷하게 꼬아서 생각하는 건지 저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취미가 일이 되어서 싫은 수준은 아닙니다. 게임번역은 여전히 재미있으니까 그만둘 생각은 없어요. 그러니 지금의 문제는 잠깐이면 지나갈 짜증에 불과하겠죠. 그걸 알면서도 극복하지 못한다는 게 더더욱 심적으로 괴롭네요. 매사에 너무 심각한 것이 병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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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근황이라면, 드디어 에어컨을 달았습니다. 선풍기 2개로 어찌저찌 버티나 싶었는데, 선풍기를 튼다고 거의 내내 문을 닫아두고 있었더니 공기가 순환이 안 돼서 곰팡이가 창궐했나 봅니다. 결국 부모님한테도 관리인한테도 지지리 혼났고, 곰팡이가 심하게 번진 벽지는 다 뜯어냈고, 부모님께선 꼭 환기 자주 하라고 신신당부하신 후 다시 내려가셨습니다. 그래서 환기 좀 자주 해야겠다 싶어 요즘은 창문을 활짝 열어놨더니... 본문 맨 위처럼 사단이 생겼네요.


그래도 에어컨이 확실히 편하긴 합니다. 다만 잘 때는 에어컨을 틀 수 없는 게 문제네요. 특히 저는 (아주 피곤하지 않은 이상) 소음이 있으면 잠을 못 자는 편인데, 에어컨을 틀어두면 방문을 닫아둘 수밖에 없으니 여러모로 이득입니다. 하지만 이러면 환기 자주 안 해서 또 곰팡이가 득실댈까 걱정이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이렇게 덥고 찝찝하니 여행은 절대 무리겠네요. (어차피 갈 데도 없지만요.) 겨울은 너무 춥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