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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에 겪은 두 철도사고를 회상하면...

마드리갈 2022.12.18 22:32:09
지난주에 아팠을 때 꿨던 꿈 중에 철도사고 꿈이 있었어요. 타고 가던 열차가 모종의 이유로 파괴되어 그 부서지는 객실 안에서 단 1초 뒤도 장담할 수 없는. 그리고 그 꿈에서 깨자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다 토하고 말았죠.

2016년에 저는 철도사고를 두 번 겪었어요.
꿈에서 묘사된 것만큼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선행열차의 탈선으로 타고 가던 열차가 어쩔 수 없이 운휴되어 우회루트를 택한 끝에 날을 넘겨 귀가가 가능했던 것이라든지, 여행중에 선로에 돌발변수가 생겨서 열차가 예정에 없이 장기대기를 해야 했다든지 하는 일이었죠.
그 중 상반기의 것은 3월 11일에 국내에서 겪었던 것(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은 처음이네요 참조). 업무상 서울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았어요.
하반기의 것은 일본에서 겪었어요. 이것은 10월 29일에 일본 나가사키본선(長崎本線)에 열기구가 추락하여 가선이 끊긴 사건이었고 그날 오전에 JR큐슈의 783계 특급전차로 운행되는 특급 미도리(みどり)를 타고 여행중이었던 저와 오빠는 그 열차 내에서 하염없이 대기해야 했고, 대략 1시간 20분 이내에 사세보(佐世保)로 가려던 여정은 하카타역(博多駅)을 출발한지 4시간 반 넘게 걸려 겨우 사세보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어그러진 첫 일정을 맞이해야 했어요(2016년에 관한 짧은 기억들 참조).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가 있었던 건 아닌데다 저를 비롯한 승객의 신변에 이상이 있었던 것도 아닌 게 천만다행이지만 그때의 트라우마가 의외로 오래 남는가 보네요.

그때 이후로 열기구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음은 물론 사진이나 영상에서 열기구를 보는 것도 싫어져서 기피하게 되네요.
철도 관련의 꿈은 그 뒤로는 거의 없다가 지난주에는 끔찍한 형태로 나타났고...
뭐, 액땜했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빠르면 내년부터는 일본여행을 재개할 예정이라서 일본내의 여러 열차도 타봐야 하다 보니...